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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중국 시위, ‘차이나 런’ 부채질 하나…연말 금융시장 리스크로

등록 2022-11-29 15:02수정 2022-11-29 15:08

28일 위안화, 연중 최대 약세폭에 근접
“시위 확산, 재차 글로벌 달러강세 모멘텀으로”
‘차이나 런’ 리스크 더 증폭될 우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우루무치 화재 참사 추도식 도중 시민들이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대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우루무치 화재 참사 추도식 도중 시민들이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대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반대 시위가 지난 25일부터 이어지면서 국내외 주식·채권·외환 등 금융시장에 ‘연말 중국 리스크’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10월16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3기 집권 연임과 함께 불거진 ‘차이나 런’(해외자본의 탈중국 흐름) 리스크가 더욱 증폭될 우려가 커지고, 증권가에서는 “애초 글로벌 시장에서 이번 겨울철 위험으로 유럽 에너지 대란을 우려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 시위가 국내외 경제에 가장 큰 리스크”라는 진단도 나온다.

29일 글로벌 금융정보 웹사이트인 인베스팅 닷컴에 따르면, 전날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장중에 전거래일 종가(7.174위안) 대비 크게 오른 7.237위안까지 올랐다. 최근 1년 중 달러 대비 위안화가 가장 큰 폭의 약세를 보였던 지난 10월31일(장중 7.328위안) 수준에 근접했다. 위안화 약세에 따라 상대통화 지표인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전일 대비 0.7% 오른 106.7로 강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약세에 동조 현상을 보이면서 16.5원 상승(원화 가치 약세)한 1345.20원에 장을 마쳤다.

국내 증권분석가들은 “중국 내 코로나19 봉쇄 반대 시위 확산이 위안·달러·원화 통화시장에 즉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김승혁 엔에이치(NH) 선물 연구원은 “중국의 시위 확산이 다시 글로벌 달러 강세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위안화 약세로 인해 위안화 블록 통화인 호주달러와 원화도 연동돼 하락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중국 시위가 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일제히 진단하고 나섰다. 29일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중국 전역에 걸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2년 반 이상 지속 중인 강력한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 누적과 불신·불만이 ‘봉쇄 반대’ 시위로 이어지면서 정치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다”며 “중국 내 부동산 리스크도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 이번 4분기 중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 상하이 봉쇄 영향으로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0.4%로 추락했는데, 이번 4분기 성장률 역시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하회하는 부진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은 올 한해 동안 경기 방어와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 여파로 재정부담이 크게 증가해 추가 재정투입을 통한 경기부양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지난 1~10월 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4조900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8500억위안)을 크게 상회할뿐 아니라 지난해 연간 재정수지 적자(3조6000억위안)마저 이미 돌파했다. 통상 11월·12월은 재정에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는 달이라서 올해 중국 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의 2배 이상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박 연구원은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리커창 총리의 퇴임이 임박해, 경제정책 레임덕도 경기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 코로나 방역 지속은 내수 침체와 고용시장 악화를 고리로 연쇄적으로 부동산 경기 경색을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 70대 대도시 주택가격 하락 폭은 지난 10월 -2.4%(전년 동월 대비)에 달했고, 10월 주택판매와 신규 주택착공면적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8.2%, -37.8%를 기록했다. 이런 주택경기발 신용위기 확산을 차단하고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경기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중국인민은행은 지난 25일 올들어 두번째로 지급준비율 인하(25bp·7.8%)를 단행해 5000억위안(약 698억달러) 규모의 시중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하지만 글로벌 통화 긴축 흐름과 역방향인 중국의 이런 통화 완화는 내외 금리차(중국-미국 국채 10년물 기준) 역전 폭을 심화시켜 위안화 약세와 이에 따른 차이나 런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중국 내 봉쇄 반발 시위 확산으로 글로벌 기업의 중국 공급망 악영향이 본격화하고 있어, 연말에 중국 리스크가 국내외 시장에 전염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삼성증권도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과 봉쇄 반발 시위로 생산 거점을 중국에 둔 글로벌 기업들에 생산 차질 염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장저우시에 있는 애플 공장의 가동률 하락으로 아이폰 프로모델 생산량이 연간 600만대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위로 빠르면 내년 4월 이전에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를 종료하거나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중국 방역체제가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코로나19 봉쇄에 대한 반발이 더 거세지면 오히려 당국이 방역 체제를 완화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시위가 코로나19 정책 전환을 가속화하는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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