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중대본 회의' 브리핑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결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민폐노총’이라고 지칭하는 등 노동계를 향한 적대적 발언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정부부처의 수장이 ‘막말’ 수준의 감정적 발언을 쏟아내며 대치를 격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 장관은 1일 페이스북에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의 민주노총 탈퇴 결정을 언급하며 “민폐노총 손절이 민심”이라며 “포스코 노조의 민노총 손절! 축하하고 환영합니다!”라고 적었다.
“포스코노조의 민노총 탈퇴 직후 주가 급등은 민노총에 대한 개미 투자자들의 평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생산현장을 지키는 다수 노동자의 뜻은 민폐노총이 되어버린 민노총의 전위대 역할을 거부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원 장관은 이날 올린 또다른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는 “민폐노총에 경고한다”며 “코레일(한국철도공사) 노조에 기획파업을 사주하는 검은 손을 당장 치우길 바란다”고도 주장했다.
원 장관은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된 지난달 24일에는 페이스북에 “국민의 삶과 국가경제는 안중에도 없는 집단 이기주의적 행동”이라며 “반드시 응당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썼다.
원 장관이 화물연대 파업 첫날부터 8일째인 이날까지 화물연대를 포함한 노동계를 겨냥해 쓴 페이스북 게시글은 11개에 이른다. 하루 1∼2개꼴로 게시된 글들에는 “이기적이고 고질적인 집단행동”, “관용은 없을 것”, 초법적 관행” 등 고강도 표현들이 반복적으로 담겼다.
원 장관의 유튜브 페이지 ‘원희룡 TV’도 분주하다. 화물연대 파업 하루 전인 지난달 23일 ‘화물연대 운송거부를 거부합니다!’ 제목의 10분50초 영상을 업로드 한 데 이어, 화물연대와 철도노조를 겨냥한 ‘쇼츠’ 동영상 3개를 제작해 공유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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