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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한 국내은행들이 올해 주총을 거쳐 2조2천억원의 배당을 실시한다.
금융감독원은 7일 국내 은행들의 순이익 가운데 배당금 비중인 배당성향이 지난해 17.3%로 전년의 17.5%보다 0.2%포인트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당성향이 소폭 떨어진 것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내부자금 유보 차원에서 배당금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의 총 배당액 규모는 전년의 1조4천억원보다 8천억원 늘어난 2조2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외국인들은 6700억원의 배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 배당성향을 보면 신한은행이 지주회사의 자금소요을 맞추기 위해 55.3%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경남은행 50.0%, 우리은행 41.8% 차례다. 이에 반해 하나은행은 아예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으며 국민은행은 전년의 30.4%에서 8.2%로, 전북은행은 27.8%에서 12.7%로 배당성향을 낮췄다. 특히 에스씨제일은행과 외환은행, 제주은행은 전년에 이어 올해에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계획이며 조흥은행과 수협은 미처리결손금으로 배당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국내 은행들의 이익이 크게 늘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2.9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19개 국내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12.98%로 전년 말의 12.08%와 견줘 0.9%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독일(13.1%)과 견주면 낮지만 미국(12.4%)이나 영국(11.7%), 일본(11.6%)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것이다.
자기자본비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위험가중자산이 11.5% 증가에 그친 반면 순이익 급증 등으로 자기자본이 19.9%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18.43%로 가장 높으며 이어 한국씨티은행 14.92%, 수출입은행 13.86%, 외환은행 13.68%, 하나은행 13.29% 등의 차례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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