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눈오리 만들어 드려요! 썰매로 배송 가능. 히히.”
눈의 계절이 돌아오자 다시 눈오리 열풍이 시작됐다. 지난해엔 비티에스(BTS) 등 셀럽도 한눈에 반해 에스엔에스에 인증샷을 올리면서 눈오리를 만들 수 있는 ‘눈오리 집게’는 중고 거래 가격이 5배나 폭등하기도 했다.
중부지방에 폭설이 예보된 지난 17일 새벽 당근마켓에는 “눈사람과 눈오리를 만들어 준다”는 광고글이 게재됐다. “눈 오리 15개에 1천원, 50개에 3천원, 100개에 6천원”이라는 가격까지 제시한 이 광고글은 주변에 사는 초등학생들의 글로 추정됐다. 이들은 “3명이 만드니까 최소 오늘이나 내일 오전에는 연락을 달라”고 당부하며, 다음날 오후 1시를 주문 가능한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이어 “덤 드린다. 배송도 가능하다(썰매에다가 ㅎㅎ)”고 덧붙였다.
대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날라진 이 글을 본 어른들은 “너무 귀엽다. 1만원어치 주문하면 몇 마리 주냐” “우리 집은 배달의민족도 안 오는 곳인데, 진짜 배달 가능한 거냐”는 등의 댓글을 남기며 즐거워했다.
눈오리를 함께 만들며 즐기자는 모임 광고도 등장했다. 당근마켓에는 ‘광기에 사로잡힌 눈오리 모임’이라는 취미생활 모임 광고가 게재됐는데, 글을 올린 사람은 “눈 내리는 날마다 모여서 세상을 눈 오리로 만들어보실 분들을 모집한다”며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고, 목표 모임일은 12월31일”이라고 제시했다.
담벼락 위에 한 줄로 선, 셀 수 없이 많은 눈오리 사진과 함께 올라온 이 광고를 보고 누리꾼들은 “눈오리도 광기에 사로잡혀 만드나 보다” “우리 지역에도 모임이 생기면 반드시 가입하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눈오리 집게’로 인심을 쓰는 광고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터무니없이 비싼 눈오리 (집게 판매 글) 보고 무료로 빌려드린다”며 “저는 오늘 다 놀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보통 ‘눈오리 집게’로 불리는 ‘스노우볼 메이커’는 이커머스에서 500원에서 1만원대까지 판매 중이며, 오리·곰돌이·눈사람 등 크기와 모양도 다양하다. 지난해엔 인기가 폭발하면서 중고마켓에서조차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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