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매장 모습. 게티 이미지 뱅크
서울 강서구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조아무개(39)씨는 최근 매장에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를 설치했다. 최저임금 이상을 줘도 아르바이트 직원 구하기가 어려워 울며겨자먹기로 한 선택이다. 조씨는 “바쁜 시간대에 주문과 계산을 자동으로 할 수 있으니 편하긴 하지만, 아르바이트 직원 1명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키오스크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상대하느라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외식업체의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 사용이 늘고 있지만, 아직 사용률은 전체의 6%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체 운영자들은 키오스크 등 스마트기기 사용으로 직원의 노동강도는 줄었지만, 인력난을 해소하는 방안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22일 한국외식업중앙회 음식서비스·신품가공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가 발표한 ‘2022년 음식서비스·식품가공 분야 산업인력현황 보고서’를 보면, 외식업체의 키오스크 사용률은 6.6%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일까지 350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로, 조사대상은 한식(187개), 일식(63개), 중식(20개), 서양식 및 기타 외국식(11개),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등 유사음식점업(9개), 기타(56개) 등이다.
스마트기기 관련 설문조사 응답 업체는 346개였는데, 음식 서비스 분야의 대표적인 스마트기기인 포스기(출납기)는 346개 가운데 245개(70.8%)가 사용 중이었다. 최근 키오스크와 함께 사용이 늘고 있는 서빙로봇을 활용 중인 곳은 1.4%(5개)에 불과했다. 스마트기기 만족도는 5점 만점을 기준으로 키오스크가 4.04점으로 가장 높았고, 서빙로봇(4.00), 포스기(3.94) 순이었다.
키오스크 사용으로 인한 변화에 대해 응답자들은 ‘직원 노동강도가 줄었다’(4.30)와 ‘직원 의존도가 줄었다’(4.17%)의 점수가 높았고, ‘서비스 품질이 좋아졌다’(3.74)는 가장 낮았다. ‘인력난 극복에 도움이 됐다’(3.87)는 두 번째로 점수가 낮았다. 아이에스시는 “스마트기기 사용 확대 등으로 직원들의 노동강도가 줄고 직원 의존도는 감소하지만, 실제 인력난 해소 방안으로 느끼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 외식업계에선 단순직무(학력무관·경험무관·자격증 무관 또는 1년 미만 경험자) 종사자의 미충원율이 93.3%나 되는 등 인력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외식업체들의 최근 1년간 평균 근로자 수는 2.41명이었고, 월평균 임금은 184만8천원 수준이었다. 월평균 임금은 2019년 164만원에서 2020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157만4천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66만원, 올해 184만8천원으로 다시 늘었다. 올해 인건비는 지난해에 견줘 평균 11.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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