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의 SK온 배터리 공장. SK온 제공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가 에스케이(SK)온 대신 엘지(LG)에너지솔루션(엘지엔솔)과 튀르키예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지을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포드와 엘지엔솔이 1월 말이나 2월 초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에 합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착공 시기나 생산 규모 등은 보도되지 않았다. 애초 포드는 지난해 3월 에스케온과 양해각서를 맺고 튀르키예 합작공장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최근 에스케이온은 투자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튀르키예 투자와 관련해 엘지엔솔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에스케이온은 “투자 논의가 중단된 건 아니다”라고 각각 밝혔다.
업계에서는 포드가 에스케이온과의 튀르키예 합작공장 투자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엘지엔솔에 손을 내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엘지엔솔에 튀르키예 합작공장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영수 엘지엔솔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사내 행사에서 올 1분기에 새로운 조인트벤처 설립 여부가 결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둔화와 고금리 여파로 배터리와 전기차 업체 모두 투자 시기와 규모를 보수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튀르키예의 경우, 리라화 급락 등 불안정한 현지 경영환경도 또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 주요 거점별로 배터리 합작사업을 벌이고 있다. 포드는 에스케이온과 미국 내에 2개 배터리 공장을 신설 중이고, 헝가리 공장 증설을 함께 하고 있다. 엘지엔솔과는 폴란드 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미시간주에서 포드가 생산하는 픽업트럭은 에스케이온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머스탱은 엘지엔솔이 각각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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