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1층 로비가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을 틈타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서 몸집을 불린 여행 플랫폼들이 새해 들어 국외여행 수요 회복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은 단거리 중심의 국외여행 상품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합병한 여행 테크 플랫폼 트리플과 공동으로 ‘이달의 여행’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달의 여행은 각 플랫폼이 축적한 국외여행 데이터를 활용해 인기 여행지(국가)를 선정하고, 항공권과 현지 숙소 등을 할인가로 소개하는 서비스다. 첫번째로 선정한 여행지는 일본이다. 오사카·후쿠오카행 항공권과 지역 호텔, 관광지 이용권 등을 특가로 제공 중이다.
인터파크는 2021년 숙박 여행 플랫폼 야놀자에 인수된 뒤 온라인 여행 사업에 집중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야놀자가 인수한 트리플을 합병해 몸집을 키웠다. 트리플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항공권, 숙박, 입장권 등 여행에 필요한 각종 상품을 맞춤 제공하는 초개인화 플랫폼이다. 온라인 항공권 및 공연티켓 예매 등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인터파크와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야놀자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대 투자를 유치한 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몸값이 낮아진 여행 스타트업 등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코로나19 일상화로 여행 수요가 증가세로 돌아서는 때를 준비해왔다.
여행 플랫폼 업계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성장한 여기어때는 근거리 국외여행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부담없이 즉흥적으로 떠나는 여행을 즐기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일본·태국·베트남 등 가까운 나라를 짧고 싸게 여행할 수 있는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기존 사업이 국내 호텔과 펜션 등 숙박업소 중개였다면, 2021년 온라인투어 지분을 인수한 뒤에는 국외 항공권과 숙소 예약 상품을 출시하는 등 국외여행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행 플랫폼들이 국외여행에 집중하는 이유는 국내보다 항공권 및 숙박비 등 이른바 객단가가 높아 더 많은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있어서다.
최근엔 쿠팡도 가세해 국외여행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숙박 하루 전 취소해도 전액 환불이 가능한 서비스를 내놓은데 이어 최근에는 쿠팡 여행상품 구매로 적립한 포인트(캐시)를 신선식품 구매 때 쓸 수 있는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쿠팡은 하나투어와 손잡고, 동남아·유럽 여행상품 판매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업계는 국외여행 수요가 올 하반기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김포~하네다 운항 횟수는 주 84회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야놀자 국외 숙소 거래액은 전년 대비 3641%, 인터파크의 국외 항공권과 국외여행 패키지 예약 건수는 각각 1171%, 2064% 증가했다”며 “모두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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