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2%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제·경영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2023년 경제 키워드 및 기업환경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1.25% 수준으로, 1.5%~2.0% 구간에 있는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를 밑돌았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획재정부 1.6%, 한국은행 1.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 국제통화기금(IMF) 2.0% 등이다.
올해 소비와 투자 전망에 대해서는 ‘작년과 유사하거나 둔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90.5%, 96.4%였다. 수출에 대해서도 78.6%가 ‘작년과 유사 또는 둔화’를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대학과 공공·민간 연구소에 재직 중인 경제·경영 전문가 85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지난해 한국 경제의 성적표를 물었더니, 매우 잘함(5.9%)과 잘함(44.1%)이라는 평가와 못함(41.7%)과 매우못함(8.3%)이란 응답이 각각 50%로 똑같았다. 조성훈 연세대 교수(경제학부)는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들면서 소비가 크게 꺾이지 않았던 것,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등 여러 산업 기반을 고루 갖춘 것 등의 요인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무역수지의 적자 반전, 가계부채 누증, 재정건전성의 약화 등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새해 우리경제가 직면한 경제 리스크는, ‘고금리 상황’(24.5%)과 ‘고물가·원자재가 지속’(20.3%)이 가장 많이 꼽혔다. 뒤이어 ‘수출 둔화·무역적자 장기화’(16.8%), ‘내수경기 침체’(15%), ‘지정학 리스크(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13.8%)가 꼽혔다. 노사 갈등(3.6%), 고환율(3.0%), 원·부자재 수급불안(1.8%) 등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한상의는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심연(Abyss), 풍전등화, 첩첩산중, 사면초가 등의 단어를 많이 꼽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배터리(21.2%), 바이오(18.8%), 모빌리티(16.5%), 인공지능(10.6%) 등을 제시됐다. 차세대 반도체는 5.9%였고, 로봇과 콘텐츠 산업은 각각 3.5%였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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