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한겨레 자료사진
국내 30대 대기업 집단(그룹) 중 최근 10년 사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그룹이 7곳 늘었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을 빼고는 대부분 순환출자 구조를 벗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시이오(CEO)스코어가 자산 기준 대기업 집단 상위 30곳 중 총수가 있는 25개 그룹을 대상으로 지배구조 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그룹은 2012년 8곳에서 2022년 말 기준 15곳으로 7곳 늘었다. 2012년 말 기준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곳은 에스케이(SK), 엘지(LG), 지에스(GS), 씨제이(CJ), 두산, 엘에스(LS), 부영, 하림 등 8곳이었는데, 이후 10년 동안 롯데, 에이치디(HD)현대(옛 현대중공업), 한진, 디엘(DL·옛 대림), 금호아시아나,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 효성 등이 새로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30대 대기업 집단 중 중흥건설은 정원주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할 예정이며,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 중이다.
지주회사 지배구조를 더 단순화한 곳도 있다. 에스케이그룹은 2015년 기존 지주회사였던 에스케이㈜와 에스케이씨앤씨(SK C&C)를 합병해 최태원 회장 일가가 지주회사를 직접 지배하는 형태로 바꿨다. 하림그룹은 지주사 제일홀딩스(현 하림지주)와 중간지주사 하림홀딩스·엔에스(NS)쇼핑을 합병했다. 에이치디현대는 중간지주사(한국조선해양)를 새로 만들어 사업부문별로 지배구조를 수직계열화했다.
시이오스코어는 “최근 10년간 현대차그룹을 제외하고 국내 주요 그룹 대부분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통해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나섰지만, 합병비율 논란과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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