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 기대지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살아나던 소비심리가 최근 다시 위축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전망조사’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기대지수는 103.8로 전월(104.5)에 견줘 0.7%포인트 감소하며, 6달만에 하락했다. 소비자기대지수는 현재와 비교해 6달 뒤의 경기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낸다. 100보다 높으면 6달 뒤 경기가 지금보다 나아진다고 보는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는 각각 111.1, 107.8 등으로 전달보다 0.7%포인트씩 올랐으나, 40대 이상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사회의 중추격인 40대가 102.9로 전달(105.0)에 견줘 2.1%포인트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6달 전과 비교한 현재의 경기 등을 측정하는 소비자평가지수는 89.0으로 전달(88.4)보다 0.6%포인트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정창호 통계청 통계분석과장은 “고유가 지속, 주식시장 하락, 환율하락,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소비자심리가 흔들린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실물지표’보다 ‘언론보도’ 등 사회분위기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 지난달 기대지수 하락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대폭 줄어든데다 최근 주가가 흔들린 것이 소비심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또 중국의 위안화 절상, 미국·일본·유럽 등 세계금리 동반상승 경향 등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한 요인이다.
그러나 정부와 민간연구소들은 이번 경기회복 국면이 과거와 달리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을 뿐, 경기상승세 자체가 꺾인다고 보긴 힘들다는 의견이 아직은 우세하다. 신민영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상승세의 완만한 진행은 그동안 회복기에 나타났던 거품경제 가능성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며 “그러나 하반기에 환율요인이 더 심하게 커진다면, 경기회복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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