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빗 2006‘ 하노버서 개막
독일 니더작센주의 주도로 슈뢰더 전 총리의 정치적 고향인 북부 도시 하노버. 3월에도 눈발이 흩날리는 등 평소 음울한 날씨의 이 도시가 9일 보기드문 열기에 휩싸였다. 하노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 전시회 ‘세빗 2006(cebit.de)’이 15일까지 일정으로 이날 개막한 것이다. 전시에는 6300여 업체가 참여하고, 70여개국에서 50여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월드컵 계기 3세대 이동전화시장 급성장
삼성·엘지·팬택·VK 첨단제품 세계에 선보여
9일 개막하는 세빗(CeBIT) 2006 전시장에서 8일 삼성전자 도우미들이 세계 최대 저장용량을 가진 8기가 휴대폰(왼쪽)과 유럽최초 지상파 디엠비(DMB) 폰을 시연해 보고 있다. 하노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를 비롯해 팬택계열, 브이케이주식회사 등 우리 업체들도 수십평에서 1천평에 이르기까지 전시관을 마련하고 유럽과 세계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첨단 제품들을 선보였다. 세빗은 원래 신기술 경연보다 올 한해 소비자의 손에 쥐어질 제품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전시회다. 이번에는 특히 6월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열리는 것이어서 전시장 분위기가 뜨겁다. 최대 격전지는 전시장 도우미들의 손바닥 위에서 펼쳐졌다. ‘모바일 티브이’를 껴안은 휴대폰이 월드컵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상용화 물꼬를 틀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올해 세계 ‘모바일 티브이폰’의 수요는 전체의 1% 정도인 800만대지만 2010년에는 10%인 1억2천만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3세대 광대역 부호분할접속(WCDMA) 기반의 이동전화 시장은 올해 1억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과 엘지가 발맞추는 유럽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움직임도 긴급해졌다. 삼성전자 이기태 정보통신 총괄 사장은 “3세대 WCDMA 휴대폰 독점공급을 원하는 유럽 통신사업자들의 러브콜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며 “30달러짜리 저가폰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욕심내기보다는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3세대 이동전화의 핵심 기능이 될 ‘모바일 티브이’와 관련해 우리 나라가 주도하는 디엠비는 물론 유럽 노키아가 주도하는 DVB-H, 미국 퀄컴이 주도하는 미디어 플로 등 세가지 기술 표준을 모두 갖추고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엘지전자 역시 이탈리아 1위의 통신사업자 허치슨에 DVB-H식 모바일 티브이를 탑재한 이동전화 기기를 우선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오는 5월부터 독일에 WCDMA 기반의 지상파 디엠비폰을 공급하기로 했다. 독일은 5월 지상파 디엠비 시범서비스를 거쳐 월드컵이 열리는 6월 상용서비스를 실시한다. 엘지전자 엠시사업본부 박문화 사장은 “올해는 방송과 통신 컨버전스의 결정체인 ‘모바일 티브이폰’ 시장이 전세계적으로 본격 개화하는 의미 있는 한해”라며 “엘지전자는 관련된 세가지 기술 표준 모두를 지원하는 첨단 제품을 적기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컨버젼스(융합)’ 추세에 맞춰 지난해 700만화소 카메라폰을 한단계 발전시킨 1000만화소 폰을 들고나왔다. 또 8기가 하드디스크를 채용한 세계 최대 용량 엠피3폰도 선보였다. 이 밖에도 브이케이는 현지의 디제이와 바디페인터들을 동원한 역동적인 전시관으로 ‘슬림’과 ‘뮤직’을 모토로 한 제품들을 관람객들에게 각인시켰다. 또 팬택계열은 유럽에 국내 프리미엄 브랜드인 ‘스카이’를 선보이는 등 41개 70여종의 모델을 내놓아 세빗 전시장을 달궜다.
독일 하노버/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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