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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작년 4분기 2년 반 만에 ‘역성장’…“경기침체 우려는 섣불러”

등록 2023-01-26 16:45수정 2023-01-26 23:0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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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에 0.4% 역성장했다. 수출과 민간소비가 동시에 한파를 겪으면서 2년 반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새해에도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 1분기까지 마이너스 성장률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중국 경기와 국내 소비의 회복 흐름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4분기 성장률 -0.4%…정부지출이 그나마 방어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계절조정 기준)이 전 분기보다 0.4%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코로나19로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2분기(-3.0%) 이후 처음이다. 이번 속보치는 -0.3% 안팎이었던 시장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다.

4분기에는 수출이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반도체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전 분기에 견줘 5.8% 줄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이 급증하고 아이티(IT) 기업들의 칩 주문 취소가 잇따르면서 반도체 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운 영향이 컸다. 그러면서 제조업(-4.1%)은 1997∼1998년 이후 처음으로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입도 원유와 1차 금속제품 위주로 4.6% 줄었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0.6%포인트였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성장률을 방어했던 민간소비도 주춤했다.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가 모두 줄면서 0.4% 감소했다. 한은은 부동산 거래가 위축된 영향으로 가구나 가전제품 같은 내구재 수요가 줄었고, 날씨가 상대적으로 따뜻해 의류 소비도 움츠러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활발했던 숙박이나 음식 등 대면 서비스 소비도 4분기에는 주춤했다.

성장률을 그나마 끌어올린 건 정부의 예산 집행이었다. 4분기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1.1%포인트를 기록한 반면 정부는 0.8%포인트에 이르렀다. 정부소비가 3.2% 증가하면서 성장률의 마이너스 폭 확대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지난해 예산 집행이 4분기에 몰리고 독감 유행으로 정부의 건강보험급여비 지출도 늘어난 영향이다.

4분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각각 0.7%, 2.3%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앞서 자재 비용 부담으로 미뤄졌던 공사가 4분기에 이뤄지면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이로써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2.6%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한은이 발표한 전망치(2.6%)와 같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수출과 수입도 증가세가 둔화했으나, 민간소비는 전년보다 높은 4.4%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전년보다 1.1% 줄었다.

새해 1분기도 먹구름…“경기침체 우려는 섣불러”

한국 경제에 불어닥친 한파는 올해 1분기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지난달 이뤄진 중국의 갑작스러운 방역 완화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전까지는 한국 수출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 이달 1∼20일 통관 수출액(명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34.1%) 등 주요 품목의 감소 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반대로 1분기 성장률을 방어해줄 만한 항목으로는 민간소비와 정부지출이 꼽힌다. 한은은 이달 들어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명목·전년 동기 대비)이 음식점과 오락문화를 중심으로 1년 전보다 소폭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두달 연속 개선됐다. 4분기에 주춤했던 보복 소비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정부도 상반기 경기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340조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자사업 조기 집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성장률은 수출과 펜트업 소비(보복 소비)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수집된 정보만 봐서는 마이너스일지 플러스일지 가늠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더라도 일시적 출렁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한은은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의 영향으로 전세계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탓이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1%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한은은 예상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침체라고 얘기하는 것은 성급한 것 같고, 침체의 경계선(이라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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