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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정권 바뀌면 CEO 수사·교체…‘오너’ 없는 KT·포스코 흑역사

등록 2023-01-31 19:25수정 2023-02-01 02:50

민영화 20년 KT엔 ‘낙하산’ 줄줄이
정권 따라 회장 자진사퇴 잇는 포스코
구현모 케이티(KT) 대표이사. 연합뉴스
구현모 케이티(KT) 대표이사. 연합뉴스

케이티(KT)는 2002년에 민영화됐다. 민영화 이후 다섯번째로 2020년 최고경영자에 오른 구현모 대표는 취임사에서 “케이티 그룹을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로 ‘케이티 민영화 20년’은 외풍에 시달린 흑역사로 기록된다. 최고경영자 선임부터 신입사원 채용까지 ‘낙하산’ ‘채용비리’란 단어로 얼룩졌고, 검찰 수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민영화 초기 이용경(2002~2005년)·남중수(2005~2008년) 사장은 모두 케이티 출신이었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뒤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석채 회장이 취임했고, 이어 청와대 이태규 연설기록비서관(현재 국민의힘 의원)과 김은혜 대변인(현재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고위임원(전무)으로 채용되는 등 ‘낙하산 인사’가 이어졌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뒤에는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사장) 출신의 황창규 회장이 정관 규정까지 고치며 취임해 낙하산 인사 논란을 키웠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최고경영자가 임기 중 느닷없이 검찰 수사를 받으며 물러나기도 했다. 남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이석채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각각 검찰 수사를 받으며 사장·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황 전 회장은 임기는 채웠으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로 불명예 퇴진했다. 구 대표의 거취도 관심사다. 구 대표는 연임 시도에 나서 이사회로부터 최종 후보로 추천을 받았으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를 넘어야 한다. 국민연금은 구 대표가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연임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오너’가 없다는 점에서 케이티와 비슷한 처지인 포스코도 이런 흑역사를 갖고 있다. 포스코그룹 직원들은 회장이 바뀌면 주요 임원과 이사회 모두 회장 측근으로 교체돼 정상적인 견제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포스코그룹 내부 관계자는 “회장이 바뀌면 회장 사람이 아닌 사람들은 다 밀려나, 외부에서 회장을 흔들려는 시도는 있어도 내부에서는 반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1994년 이후 모든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배경이다.

하지만 연임에 성공해도 정권이 교체되면 최고경영자가 교체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박태준 초대 회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불화로 자리에서 물러난 뒤 황경노·정명식 회장이 연이어 임기를 채우지 못했고, 뒤를 이은 김만제 회장, 유상부 회장, 이구택 회장도 정부 출범 직후 중도 사퇴했다. 이명박 정부 때 취임한 정준양 회장도 박근혜 정부 출범 뒤 자진사퇴했고, 박근혜 정부 때 회장에 오른 권오준 회장도 연임에 성공했지만 중도 하차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절 취임한 최정우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최 회장은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2024년까지 연임을 확정했지만,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내부의 인식이다. 포스코그룹 내부 관계자는 “현재 회장 교체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들리지 않지만, 전임 권오준 회장도 아무런 사전 징후 없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바 있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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