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들어오는 국제 우편물 통관을 담당하는 인천공항 국제우편세관은 지난해 7월 라오스에서 온 음료 가루 봉지 안에서 필로폰 약 3.6킬로그램(kg)을 찾아냈다. 인천세관이 지난해 8월 적발한 밀수 필로폰은 멕시코발 특송 화물 내 텀블러 속에 숨겨져 있기도 했다.
지난해 국제 우편·특송 화물 등 비대면으로 마약을 밀수하려다 세관에 적발된 마약 규모가 1년 전보다 80% 넘게 급증했다. 관세당국은 비대면 마약 단속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인력을 늘리는 등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서울세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마약 밀수 종합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한국은 매일 2건 이상의 마약 밀수 시도가 이뤄지는 등 마약 청정국 지위에서 이제 마약 소비국으로 바뀌고 있다”며 “올해를 마약과의 전쟁 원년으로 삼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마약과의 전쟁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밀수 적발 건수는 771건, 적발된 마약 무게는 약 624킬로그램(kg)으로 시가 600억원어치다. 역대 최대였던 2021년 단속 실적에 견줘 적발 건수와 무게는 각각 27%, 51% 줄었다. 그러나 2021년 802킬로그램에 달하는 초대형 마약 밀수 2건을 제외할 경우 지난해 세관에서 덜미를 잡힌 밀수 마약 무게는 전년 대비 32% 늘었다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이다.
밀수 경로(무게 기준)는 국제 우편이 전체의 58%로 가장 많았다. 이어 특송 화물(36%), 항공 여행자 운반(5%) 등의 순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국가간 이동에 제약이 생기며 비대면 마약 밀수가 부쩍 늘었다. 국제 우편·특송 화물을 통한 마약 밀수 검거 규모는 2021년 315킬로그램에서 지난해 587킬로그램으로 87% 급증했다.
품목별로는 필로폰(262킬로그램), 대마류(93킬로그램), 신종 마약인 거통편(80킬로그램), 러쉬(22킬로그램) 순으로 많이 적발됐다. 마약을 주로 들여온 나라는 미국(109킬로그램), 태국(107킬로그램), 라오스(99킬로그램), 중국(98킬로그램), 베트남(75킬로그램) 등의 순이었다.
관세청은 “1킬로그램 이상인 대형 필로폰 밀수 적발 건수가 전년보다 124% 증가하는 등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개입된 대규모 밀수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국가간 이동이 재개되며 여행자를 이용한 마약 밀반입도 재개되고 있다”고 했다.
관세청은 국제 우편 마약 단속 태스크포스(TF)와 우편물 검사 센터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마약 수사 전담 인력은 기존 47명에서 126명으로 확충하고, 밀수 신고 포상금을 최대 1억5천만원에서 3억원으로 높인다. 검찰·법무부·외교부 등 관계 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한다. 마약 밀수 조사 요원 보호 장비 확충, 물리력 행사 등 현장 집행을 강화하기 위한 세부 규정도 마련할 방침이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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