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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단독] 가맹비 면제로 큰 ‘떡참’, 경영난 폐점한다니 “1900만원 내라”

등록 2023-02-20 16:34수정 2023-02-21 02:47

수익 안 남아 폐점하려니 “위약금+면제금 토해내라”…
“위약금으로 퇴로 막고 일방적 리뉴얼 유도 법위반” 비판도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와중에 ‘6무 정책’을 앞세워 가맹점 수를 늘린 떡참 본사가 경영난으로 폐점하는 점주들에게 위약금은 물론 면제 받았던 비용까지 토해내라고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떡참 누리집 갈무리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와중에 ‘6무 정책’을 앞세워 가맹점 수를 늘린 떡참 본사가 경영난으로 폐점하는 점주들에게 위약금은 물론 면제 받았던 비용까지 토해내라고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떡참 누리집 갈무리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가맹비·로열티·인테리어 감리비·교육비 등이 없는 ‘6무 정책’을 앞세워 가맹점을 모집했던 프랜차이즈 ‘떡참’(떡볶이 참 잘하는 집)이 운영난으로 폐점하는 점주들에게 위약금은 물론 그동안 면제받은 비용까지 물어내라고 요구해 비판이 일고 있다. 거액의 위약금으로 폐점을 막은 뒤 사업 모델을 저가형으로 리뉴얼해 기존 점주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점주들은 “점주와의 동반성장을 이유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까지 받은 떡참의 배신”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부터 ‘6무 정책’을 앞세워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며 가맹점주를 모집해온 떡참이 최근 경영난 탓에 폐점을 원하는 점주들에게 1400만~1900만원의 위약금을 요구하고 나섰다. 떡참은 찜닭 전문 ‘두찜’으로 성공한 프랜차이즈 기영에프앤비의 계열사로, 이날 현재 370여개의 가맹점이 있다.

최근 폐점한 떡참 서초방배점주가 써 붙인 폐점 안내문. 점주협의회 제공
최근 폐점한 떡참 서초방배점주가 써 붙인 폐점 안내문. 점주협의회 제공

떡참 점주들은 애초 본사에서 약속한 수익 달성은 불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점주 ㄱ씨는 “예를 들어, 떡볶이 소스의 경우, 대용량을 만들지 않고 1인분당 1팩을 본사로부터 구매하도록 하는데, 처음엔 1250원에서 지금은 1600원가량으로 값이 뛰었다”며 “여기엔 광고비(250원)가 포함되는데, 본사가 부담해야 할 광고비까지 점주들에게 떠넘기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떡볶이 소스는 기영에프앤비 자회사 기영푸드에서 공급한다. 또다른 점주 ㄴ씨는 “본사 물류비·배달비·운영비·쿠폰 등 비용을 빼면 남는 것이 없다”며 “전국 수위권 매출을 올리고도 이익이 남지 않아 최근 폐업한 점포도 있다”고 덧붙였다.

떡참 본사의 횡포는 이뿐만이 아니다. 본사는 지난해 4월 인기 예능웹 ‘네고왕’과 함께 9800원 네고왕 세트 프로모션을 벌였는데, 다른 회사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과 달리, 떡참은 ‘재료원가’만 부담해 논란을 빚었다. 주문 폭증에도 ‘적자’를 본 일부 점주들은 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이렇게 경영난으로 계약기간 만료 전 폐점을 원하는 점주들이 속출하자, 본사는 계약불이행금 1천만원에 ‘6무 정책’으로 면제했던 비용까지 토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점주 ㄷ씨는 “6무라더니 점주들의 뒤통수를 치는 셈 아니냐”며 “위약금 때문에 폐점도 못 하고 개점휴업하는 업주들이 많다”고 호소했다.

떡참 본사의 리뉴얼 안내. 중가형 프랜차이즈를 갑자기 저가형으로 전환하고 나섰다. 점주협의회 제공
떡참 본사의 리뉴얼 안내. 중가형 프랜차이즈를 갑자기 저가형으로 전환하고 나섰다. 점주협의회 제공

이런 가운데 본사는 지난해 8월부터 갑자기 프랜차이즈 리뉴얼을 한다며 점주들에게 리뉴얼에 동참할 것을 제안하고 나섰다. 기존엔 기본 메뉴가 9800원 정도였던 중가형 프랜차이즈 떡참은 리뉴얼을 통해 본 메뉴가 3500원짜리인 저가형 프랜차이즈로 변신했다. 점주 ㄱ씨는 “3500원짜리로 리뉴얼을 하면 점주 이익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메뉴 가격은 3분의 1 토막이 났는데, 떡볶이 소스는 기존 1600원에서 이제 800원에 공급한다더라”며 “본사가 위약금으로 점주들의 퇴로를 막고, 리뉴얼에 동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본사의 갑작스러운 리뉴얼 탓에 기존 떡참 메뉴를 판매하는 업주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점주 ㄹ씨는 “우리는 배달 앱에서 9800원짜리 떡볶이를 파는데, 근처의 똑같은 떡참 점포는 3500원에 판매를 하면, 어떤 소비자가 우리 가게에서 주문을 하겠냐”고 호소했다. 본사의 횡포에 지친 점주 120여명은 ‘떡참점주협의회’를 꾸려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떡참의 행태가 가맹사업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한다.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가맹거래사는 “경영난에도 위약금 탓에 폐점조차 못한 편의점주의 자살 사태가 잇따르자, 공정위는 2019년 영업수익률 악화가 지속해 폐업을 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감면하도록 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유행을 틈타 떡참과 같이 ‘5무·6무·8무 정책’을 앞세운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는데, 결국 피해가 고스란히 점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존 점주들이 영업을 하고 있음에도 이름조차 바꾸지 않고 프랜차이즈 리뉴얼을 단행한 것 역시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떡참 본사는 “사전 계약 체결 전 가맹점주 귀책 사유로 인한 위약금 발생 가능성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고지를 했다”고 책임을 점주들에게 떠넘겼다. 또한 “리뉴얼은 강제성이 없는 자율적 결정에 맡기고 있고, 기존 매장과 이원화된 운영을 하고 있어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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