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참여자 400명 설문, ‘대주주 독단’ ‘부당 내부거래’ 등 지적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증시 참여자들 대부분은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수준이 선진국에 견줘 여전히 낮다고 평가했다. 또 이들은 투자시, 기업지배구조를 투자판단의 주요한 근거로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는 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일반 투자자 등 증시참여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기업지배구조의 질적 수준이 선진국에 견줘 아직 낮다”고 평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응답자의 85%는 ‘대주주가 보유 지분 이상의 독단적인 경영권을 행사한다’고 대답했고, 87%는 ‘계열사 간 부당내부 거래가 심각하다’고 여겼다. ‘외부 견제장치 작동이 미흡하다’고 평가한 이들도 41%나 됐다. 사외이사에 대해선 71%가 ‘독립성 부족’을, 66%는 ‘경영진 견제·감시 기능 부족’을 지적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효과적 방안으로는 ‘대주주의 독점적 경영권 제한’을 제시한 응답자가 2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부경영 감시 기능 강화’(22%), ‘회계 감사 및 공시기준 강화’(21%), ‘소수주주권 강화’(14%), ‘외부 견제장치 개선’(7%) 등도 주요 방안으로 거론됐다.
이밖에 응답자의 64%는 우리나라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 ‘국내 증시 투자자본의 단기성’(33%)과 ‘기업지배구조의 낙후성’(20%) 등을 주로 꼽았다.
또 응답자의 79%는 기업지배구조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응답자의 92%는 기업 지배구조를 고려해 투자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 중 68%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기업지배구조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봤다. 가장 많이 개선된 부분으로는 ‘회계처리 투명성’(32%)을 들었고, 이어 ‘주주권 보호’(19%), ‘소유구조 투명성’(11%), ‘회계감사’(10%), ‘공시’(10%) 등의 차례로 답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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