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 기간인 2021년 11월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시민들이 쇼핑카트를 끌며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한국 제품을 찾는 중국 소비자들이 크게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5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중국 소비자 트렌드 설문조사’ 보고서를 보면, 한국 상품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중국 소비자는 54.5%, ‘보통’은 35.5%, ‘부정적’은 10%였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실시한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5%포인트 감소했고, 부정적 평가는 6.6%포인트 늘어났다. 이번 조사는 중국 주요 10대 도시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두달간 설문조사한 결과다.
최근 5년간 한국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중국 소비자는 43.1%로, 2020년(78.7%)보다 35.6%포인트 하락했다. 나이별로는 20대(83.3%→41.2%)와 30대(84.8%→40.4%)의 한국산 구매 경험이 크게 줄었다. 지역별로는 상하이87%→41.3%)와 베이징(87%→40.2%) 등 이른바 ‘1선 도시’ 거주자의 구매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 상품을 구매하지 않은 이유(중복응답)로 상품 후기(35.9%), 국가 이미지(34.6%), 경쟁력 부족(33.6%) 등을 많이 꼽았다. 한국 상품을 대체할 국가로는 중국(58.2%)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유럽(17.3%), 미국(14%), 일본(10.5%) 등을 지목했다. 보고서는 “코로나 이후 한·중간 교류가 크게 준데다 중국 내 소비 트렌드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한국산의 위상이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이 구매한 한국 상품은 미용제품(58%), 식품(55.5%), 의류(45.2%) 등 주요 소비재 품목들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구매 순위는 바뀌지 않았는데, 구매 경험은 식품(-9%포인트), 미용제품(-2.1%포인트), 의류(-0.8%포인트) 모두 감소했다. 반면, 영유아제품(29.2%), 주방용품(19.3%), 의료건강 제품(14.4%) 등의 구매 경험은 3년 전보다 증가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의료건강 제품의 소비가 증가하고 도시 봉쇄 및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인해 자택 내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