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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유가 하락 속 세수 역대급 감소…정부, 유류세 인하폭 축소하나

등록 2023-03-14 07:00수정 2023-03-14 07:41

유류세 한시 인하 4월 말까지
이후 조정 여부에 관심 쏠려
유가, 물가, 세수, 경기 등 변수
지난 1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지난 1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7월 리터당 2100원을 넘어섰던 휘발유·경유 가격이 최근 리터당 1500원대로 내리면서 1년 넘게 시행 중인 유류세 인하가 4월 말 종료될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유류세 인하 조정 여부는 국제 유가, 국내 물가, 세수와 경기 상황 등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자료를 보면, 3월 둘째 주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586.98원이고, 자동차용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550.07원이었다. 지난해 가장 비쌌던 시기인 6월 다섯째 주(휘발유 2137.65원·경유 2158.24원)에서 25% 이상 내렸다. 이는 미국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국제유가가 지난해 6월 초 배럴당 122달러를 넘어섰다가 차츰 하락해 이달 10일 기준 76.68달러까지 내려온 영향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부가 유류세 인하폭 조정 논의를 할 여건은 형성되고 있다. 유류세는 휘발유·경유에 붙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 등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정부가 처음 인하를 시행했던 2021년 11월12일엔 리터당 세금을 휘발유 164원·경유 116원 각각 인하(인하 전 탄력세율의 20% 인하)했다. 이후 인하폭을 키워 지난해 7월부터 연말까지는 휘발유 304원·경유 212원(37% 인하)을 각각 인하했다. 올초부터는 경유 유류세 인하폭은 리터당 212원으로 유지하되, 1월1일부터 휘발유 인하폭을 리터당 205원(25% 인하)으로 조정해 4월30일까지 적용하기로 한 상태다.

다만 최대 변수인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70∼80달러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지만, 중국 경제 상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유가가 90달러 이상 100달러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최근 들어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 재개)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중국이 최근 올 경제성장률을 5%대로 낮게 제시한 점, 미국 연준에서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이 계속 나온 점 등이 영향을 줘 주요 기관들이 유가 전망을 기존보다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국내 경제 상황도 만만찮은 변수다.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4.8%로 올라 상승세가 둔화됐다. 특히 석유류 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1.1% 하락해, 2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년 대비 기저효과 등에 따른 석유류 물가 하락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월 국세 수입(42조9천억원)도 1년 전보다 7조원 가까이 줄어 역대 최대 감소폭을 보이는 등 세수 여건이 나쁜 점도 유류세 인하폭 조정 논의를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 둔화 양상이 짙어지고 있는 점은 유류세 인하폭 축소나 환원을 쉽사리 결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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