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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전자 “메모리 감산” 공식화…반도체 수조원대 적자

등록 2023-04-07 11:02수정 2023-04-07 14:58

1분기 반도체부문 3조원대 적자 예상
‘치킨게임’ 우려에 ‘무감산 기조’ 수정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삼성전자가 결국 메모리 반도체 감산 계획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7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며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와 엔지니어링런(시험생산)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되는 바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메모리 가격 급락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전략을 고수해오던 삼성전자가 감산 계획(생산량 하향조정)을 공식화한 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실적 잠정집계 결과, 연결기준으로 63조원가량의 매출을 올려 6천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14년 만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3조원 넘는 적자를 낸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올해 시설투자(캐펙스·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지금까지 ‘무감산 전략’을 고수해왔다. 경쟁사 에스케이(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이후 40~50% 수준의 감산과 투자 축소에 나선 바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2월 임직원들에게 “왜 감산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많지만, 지금 우리가 손 놓고 다른 회사와 같이 가면 좁혀진 경쟁력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없다”며 “지금이 경쟁력 확보의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또 “메모리 점유율 40%에 만족하면 안 된다. 예전 인텔 칩처럼 90% 점유율이 왜 안되겠느냐”라고도 했다.

이에 박정호 에스케이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달 주총에서 “세 명(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마이크론)이 엄청나게 공급하면 시장은 가격을 계속 내린다. (공급을)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도, ‘죄수의 딜레마’ 아니겠냐”며, 삼성전자의 무감산 기조와 치킨게임 양상에 우려를 표시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설비 재배치 등 생산라인 최적화와 미세공정 전환 등을 통해 20% 수준의 ‘자연적 감산’을 시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예상보다 골이 깊은 반도체 업황과 현재 주가 등을 고려해 감산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올해 1분기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만 3조원 이상의 적자를 내면서 결국 ‘버티기’ 전략에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현우 엔에치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현재 보유한 디램 재고는 경쟁사와 비교해도 높은 21주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감산 수준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은 삼성전자의 실적 충격보다 감산 소식에 반응했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 이상,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5% 이상 올랐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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