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와 장용성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왼쪽), 박춘섭 신임 금통위원이 21일 임명장 수여식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취임사에서 “불가피했던 금리인상으로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비둘기파’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놨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이날 신임 금통위원으로 취임했다.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5명은 각 기관에서 추천하는데, 이번 장 위원과 박 위원은 각각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추천한 인사다.
박 위원은 취임사에서 “우리 사회는 수년간의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활력을 찾아가고 있으나 코로나19 기간 중 늘어난 유동성과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가 크게 올랐고,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가운데 우리도 높은 물가와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지난 1년 반에 걸쳐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경제의 여러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더해 대내외 여건도 녹록지 않아 우리의 상황에 알맞은 적절한 통화정책 운용이 요구되고 있다”며 “힘든 시기에 임기를 시작하지만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달성하고 나아가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박 위원이 취임사에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에 속도조절을 요구하는 비둘기(완화적 통화정책 선호) 성향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박 위원은 행정고시 31회로 관직에 입문한 관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거친 재정정책 전문가이다.
같은 날 임기를 시작한 장 위원은 취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올해 1월 연 3.50%까지 올린 뒤 이달까지 두 차례(2월, 4월) 연속 동결한 상태다. 다음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5월25일 열린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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