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민간소비 개선에 힘입어 0.3% 성장하면서 지난해 4분기의 역성장에서 겨우 벗어났다.
한국은행은 25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계절조정 기준)이 직전 분기보다 0.3%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8% 늘었다. 전 분기 대비 실질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4%로 역성장을 기록했다가 한 분기 만에 미약한 반등으로 돌아섰다.
1분기 지디피를 지출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가 공연 및 오락문화와 음식점·숙박업 등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0.5% 증가했다. 건설투자도 건물 건설이 확대되면서 0.2% 늘었고, 정부 소비는 건강보험 급여 등 사회보장성 의무지출 위주로 0.1%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수출 제조업을 중심으로 4.0%나 감소했다.
1분기 성장률 반등은 민간소비 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 실질 성장률 0.3% 중 민간소비를 포함한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0.3%포인트였다. 민간소비 증가분을 뺄 경우 1분기 우리 경제가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얘기다. 순수출(수출-수입)은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2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분기부터 1999년 1분기까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였다. 그 뒤로 순수출 성장기여도가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2분기 이후에도 성장 활력을 되찾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은 세계 정보기술(IT) 경기 부진 등으로 지난 2월 전망치 1.6%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을 반영한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직전 분기보다 0.8% 늘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1.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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