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갑자기 쏟아진 반대매매…‘의문의 하한가’ 공포, 오늘도 이어질까

등록 2023-04-25 17:52수정 2023-04-26 09:46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주식시장에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늘어나는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자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24∼25일 이틀 동안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일부 기업 주가가 연일 ‘의문의 하한가’까지 기록해 시장의 공포를 키웠다. 시장 투자자들이 술렁이면서 코스피는 2500선이 붕괴되고, 코스닥은 2%가까이 급락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세방·삼천리·대성홀딩스·서울가스, 코스닥 시장에서는 선광·다우데이타 등 모두 6종목의 주가가 이날 하한가(-30%)로 마감했다. 전날 이들 종목과 다올투자증권, 하림지주 등 모두 8개 종목의 주가가 개장 직후 하한가로 직행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무더기 하한가’가 발생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프랑스계 증권사인 소시에테제네랄(에스지·SG)을 통해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폭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난데없는 하한가 현상은 해당 기업의 개별 문제라기보다는 전날 에스지증권 창구를 통한 수급 문제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반대매매 매물이 쏟아졌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차액결제거래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증권사를 통해 증거금을 내고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한 뒤,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의 차액을 따져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다만 주가가 떨어지고, 투자자가 증거금을 추가로 채워 넣지 않으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일어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문제가 된 종목들이 시장 평균보다 신용융자 비율이 높은 만큼 ‘빚투’의 역습이 발생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20조4017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해당 주식을 담보로 맡기는 제도다. 시장 일각에선 이들 종목이 주가조작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의심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도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빚투’ 문제가 불거지는 등 주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37%(34.48) 내린 2489.02로 마감하며 2500선을 내줬고,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93%(16.52) 내린 838.71로 마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20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선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하락 마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이틀 새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은 시가총액이 작고 그동안 이상 급등했던 종목들이지만, 시장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될 수 있다”며 “이차전지 업종을 비롯해 코스닥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계 심리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이차전지 투자 과열에 대해 “이차전지 등 미래성장 신사업 테마주 투자 열풍으로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상 과열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증권사들은 하한가 종목에 대해 긴급하게 신용대출을 중단하고 나섰다. 키움증권은 24일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을 신용융자·담보대출 종목에서 제외했고, 엔에이치(NH)투자증권도 선광을 제외한 7개 종목과 애경케미칼에 대한 신용대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케이비(KB)증권은 26일부터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최근 신용융자 규모가 날로 불어나면서 앞서 21일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김정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신용융자공여, 잔고율이 높아질수록 주가 하방 위험이 발생했을 때 급매 현상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단순 수급으로 주가의 비이상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결국 수급 변동성 확대로 가격 조정이 나타난다. 특히 코스닥 중형주가 가장 높은 신용융자공여율을 기록해 우선적으로 수급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윤 대통령 ‘체코 원전’ 매달릴 때, 한국경제는 사면초가 1.

윤 대통령 ‘체코 원전’ 매달릴 때, 한국경제는 사면초가

모건스탠리발 반도체 비관론, 근거 따져보니 2.

모건스탠리발 반도체 비관론, 근거 따져보니

추석 귀경길 ‘농로대란’ 일으킨 티맵 “그렇게 몰릴 줄 몰랐다” 3.

추석 귀경길 ‘농로대란’ 일으킨 티맵 “그렇게 몰릴 줄 몰랐다”

당근, 하반기 ‘에스크로 결제’ 도입…“판매금 바로 인출할 수 없어요” 4.

당근, 하반기 ‘에스크로 결제’ 도입…“판매금 바로 인출할 수 없어요”

60계치킨, 나무젓가락·비닐백까지 “본사 제품 써라” 5.

60계치킨, 나무젓가락·비닐백까지 “본사 제품 써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