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택 건설 위축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내년에는 최대 0.5%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과 황세진 전문위원이 2일 펴낸 ‘금리 인상의 주택 건설에 대한 영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보면, 연구진은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 착공(면적)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착공 감소가 주택 건설 둔화로 이어지면서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세를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사들은 책임준공 약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주택 착공은 주택 건설 단기 전망에 선행지표로 쓰인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택 착공 위축은 “상당한 정도”라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연구진이 벡터자기회귀모형으로 실증 분석을 해본 결과,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주택착공 증가율이 7%포인트 하락하는 걸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은 주택 가격 하락뿐 아니라 주택 착공에도 상당한 정도의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주택 착공 상승률 둔화는 시간을 두고 주택 건설 증가율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주택은 착공부터 준공까지 통상 2∼3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주택 건설에는 당기뿐 아니라 과거 주택시장 여건도 반영되기 때문이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로는, 전년 대비로 올해 주택 건설은 5.6∼5.8% 감소하고, 내년에는 8.2∼9.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준금리가 올해 말까지 지금 수준에서 유지된 뒤 내년 매 분기 0.25%포인트씩 하락하는 시나리오와, 기준금리가 오는 3분기 0.25%포인트 추가 상승한 뒤 내년 1분기와 3분기에 각각 0.25%포인트 하락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에 둔 분석값이다.
연구진은 주택 건설 위축이 내년 성장률을 최대 0.5%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어도, 미분양 아파트 공공매입과 같은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고, 주택 경기 하락은 그 과정의 하나로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 실거래가가 하락하는 것도, 2020∼2021년 저금리 정책의 영향으로 16.7%∼18.1%나 상승했던 것이 조정되는 국면이라고 짚었다. 연구진은 “부동산 피에프(PF)를 중심으로 일부 신용경색이 발생해 건설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금융시스템 위기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정책 대응의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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