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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올해 경제성장률 1% 초반도 위태…하반기 회복도 기대 어려워

등록 2023-05-11 17:40수정 2023-05-12 02:45

KDI, 올해 성장률 3개월만에 0.3%포인트 내려
한국은행·IMF·S&P 등 기관도 줄줄이 하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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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생산·소비·투자 경제활동이 이미 2분기 중반에 들어선 지금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마다 우리 경제의 올해 실질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하고 있다. 하반기에 접어들면 경제가 회복될 거라고 여겼던 지난해 말과 올해 초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실질 성장률을 1.5%(전년 대비)로 크게 낮췄다. 5월 기준 주요 기관의 전망치는 1.1~1.6%인데, 대내외 경제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1% 초반대 성장도 위태롭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KDI는 11일 내놓은 ‘상반기 경제전망’ 자료에서 국내 민간소비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출 부진으로 우리 경제의 올해 국내총생산 실질 성장율이 전년 대비 1.5%에 그칠 것으로 수정 전망했다. 지난 2월에 내놓은 전망치(1.8%)보다 0.3%포인트 크게 하향 조정했다. 상·하반기 성장율 전망치를 보면, 지난 2월 각각 1.1%, 2.4%에서 이번에 각각 0.9%, 2.1%로 수정했다. 외견상으로는 상반기에 견줘 하반기에 빠르게 회복세를 보일 거라는 기존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했지만, 하반기의 경기 반등세 모멘텀이 이전 예상보다는 훨씬 미약해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반도체 산업 실적치가 2월에 예상한 것보다 안 좋았고, (반도체)재고도 많이 쌓여 있다”며 “재고 소진과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거란 판단에 상·하반기 모두 성장률을 낮췄다”며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 회복이 더디면 올해 1%대 초반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날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주요 위험(하강 및 상승) 요인으로 반도체 수요, 중국경제 회복 속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세계 금융시장 불안, 미국경제 침체를 둘러싼 높은 불확실성을 꼽았다.

KDI뿐 아니라 국내외 다른 주요 유력 경제전망기관들도 최근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내리고 있는 중이다. 이달들어 한국금융연구원은 1.3%를 제시하며 지난해 12월(1.7%)보다 0.4%포인트를 내렸고, 앞서 지난달에 국제통화기금(IMF)은 1.5%를 전망해 지난 1월(1.7%, 직전 전망 대비 -0.3%포인트)에 이어 또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에 1.6%를 제시해 지난해 11월 당시 전망(1.8%)보다 0.2%포인트 내렸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최근, 이전 전망치(지난해 12월 1.4%)보다 0.3%포인트 내린 1.1%를 제시했고, 주요 8개 글로벌 투자은행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평균치(4월 기준)도 1.1%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에 전망한 올해 성장률은 1.6%(지난해 11월 전망 대비 -0.1%포인트)인데, 오늘 25일 발표할 수정경제전망에서 또 한번 낮출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3일 외신과 인터뷰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1.6%를 소폭 밑돌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기관마다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주요 배경으로는 지속적인 반도체 경기 부진뿐 아니라 중국경제 회복 기대의 후퇴가 꼽힌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중국 경제가 내수 소비·판매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을뿐 우리 산업·기업의 중간재 제품 수출과 직접 연계되는 생산·투자지출에서는 여전히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체제에 들어서긴 했어도 지난 15년간(2008~2022) 연평균 2.87%의 성장률을 보였다. 금융위기 한복판이던 2009년(0.8%)과 코로나 발발 연도(2020년 -0.7%)를 제외하면 적어도 2.2%(2019년) 이상의 성장을 해왔다. 잠재성장률(2.0% 추정) 이상은 달성한 셈이다. 올해는 코로나와 금융위기 같은 큰 경제 충격이 없는 해인데도 누적된 글로벌 통화긴축의 피로감이 시차를 두고 퍼지면서 경기 수축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잠재성장률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성장을 기록하는 해가 될 공산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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