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밑에서 두 갈래로…남해~여수에 국내 첫 ‘해저 분기터널’

DL이앤씨 국내 첫 해저 분기터널 설계
지역균형발전…이동거리 1시간20분 단축

남해~여수 해저터널 조감도. DL이앤씨 제공

디엘(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한려수도 남해와 여수를 잇는 국내 최초 ‘해저 분기터널’을 건설한다.

디엘이앤씨는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사업(남해 서면~여수신덕 국도건설공사)의 실시설계적격자 선정 통보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전남 여수 신덕동과 경남 남해 서면을 연결하는 총 8.09㎞(해저터널 구간 5.76㎞)의 4차선 국도를 2031년까지 신설하는 것으로, 총사업비는 6974억원이다.

디엘이앤씨는 입찰 참여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터널 본선 외에 남해군 북측으로 연결로를 신설한 ‘해저 분기터널’을 제안해 가장 높은 기술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저 분기터널 설계·시공은 이번이 국내 첫 사례로, 총 연장은 충남 보령해저터널(6.92㎞) 다음으로 길다. 남해~여수 사이에 이 해저터널이 뚫리면 이동시간은 기존 1시간 30분에서 10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이 사업은 애초 기본계획상 전남 여수 신덕동에서 경남 남해 서상리를 잇는 남측 단방향 노선이었으나 디엘이앤씨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해저 분기터널로 남해 서북쪽의 남상리를 함께 연결하는 설계안을 제안했다. 회사 관계자는 “싱가포르 마리나 해안고속도로, 신월~여의 지하차도(서울제물포 터널) 시공 경험에서 얻은 분기터널 기술을 통해 남해 남측과 북측 모두 여수와 연결해 관광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고루 누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디엘이앤씨는 해저 분기터널 설계를 통해 터널 시공 막장(작업용 진출입구)을 기존 4개에서 8개로 확장해 공사 기간을 13개월가량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막장이 늘어나면 동시에 시공할 수 있는 구간이 늘어나 공기를 줄일 수 있다. 권수영 디엘이앤씨 토목사업본부장은 “남해~여수 해저터널 수주로 차별화된 해저터널 설계 및 시공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국내외 해저터널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