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의 여성 임원 비중이 늘고 있지만, 여성 사내이사 비중은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49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들 기업의 여성 임원은 997명으로 전체 임원(1만4718명) 가운데 6.8%로 집계됐다. 여성 임원 비중은 작년 1분기(6.3%·912명)보다 0.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2019년 1분기(3.9%)와 비교하면 1.7배 수준이다.
여성 등기 임원은 주로 여성 사외이사가 증가했고 사내이사의 여성 비중은 정체했다. 올해 1분기 여성 사외이사는 212명으로 지난해 1분기(193명)보다 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사외이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14.8%에서 17.3%로 2.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여성 사내이사는 지난해 1분기 28명에서 올해 1분기 30명으로 2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사내이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2.3%로 제자리걸음 했다. 또 여성 사내이사 중 오너 일가가 18명이었다. 전문경영인은 12명이었다.
여성 등기 임원의 증가는 개정 자본시장법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성 미등기 임원은 지난해 1분기 691명에서 올해 1분기 755명으로 9.3% 증가했다. 미등기 임원 전체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5.8%에서 6.2%로 0.4%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조사 대상 349곳 중 98곳(28.1%)은 여전히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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