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국내 전체 산업 생산과 소비가 모두 하락세로 전환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반도체 재고 누적 여파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는 109.8(2020년=100)로 한 달 전에 견줘 1.4% 줄었다. 앞서 3월까지 2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4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이 1.2% 줄었다. 스마트폰 등 통신·방송장비가 13.4% 늘었으나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기계장비(-6.9%), 의약품(-8.0%) 등에서 생산이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생산도 0.3% 줄며 2개월 연속 뒷걸음질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지난달 2.3% 감소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6.3%),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2%), 통신기기 및 컴퓨터 등 내구재(-1.7%)에서 판매가 모두 줄었다. 반면 설비투자는 항공기 수입 영향으로 0.9% 늘었다.
제조업의 제품 출하 대비 재고 비율을 나타내는 재고율은 130.4%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5년 이래 최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이 잘 팔리지 않아 창고에 물건이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4월 제조업 생산이 1.2% 감소했지만 출하는 생산보다 더 많은 4.6% 줄며 재고 증가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 재고가 전달보다 31.5% 급증했고, 석유 제품 재고도 15.1% 늘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3개월 연속 오름세다. 반면 6∼9개월 뒤 경기 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내리며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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