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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2금융권 연체율 ‘비상’…금감원, 긴급 현장점검 착수

등록 2023-06-11 10:00수정 2023-07-06 14:46

저축은행 8곳·카드 4곳·캐피탈 6곳 1차점검
연체율 수년 내 최고 속출…빚 폭탄 우려
서울시내 은행 현금인출기 앞. 연합뉴스
서울시내 은행 현금인출기 앞. 연합뉴스

저축은행과 카드사, 캐피탈,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전역의 연체율이 치솟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연체채권 관리·감독을 위한 현장점검에 착수한다. 제2금융권발 위기설 등 불안 심리가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고 자산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연체채권 상각·매각 상황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급격한 금리 상승의 영향이 본격화한데다가 경기 둔화로 가계·기업의 상환 여력마저 점점 떨어지고 있어 연체율 상승세가 쉽게 꺾이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다음 주 중반부터 저축은행과 카드사, 캐피탈, 상호금융업 등 제2금융권 주요 회사에 감독·검사 인력을 파견해 연체채권 관리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연체율 관리’라는 테마를 특정해 업권 전반에 걸친 현장 점검을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아직 패닉할 상황은 아니지만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연체율은 확실히 챙겨야 할 부분이다. 연체채권 상각·매각 상황 등을 살펴보고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도 “연체율은 부실의 선행지표다. 아직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긴 하지만, 너무 숫자가 커질 경우 외부 불안이 자극될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출 규모와 연체율 수준 등을 감안해 저축은행 8곳, 카드사 4곳, 캐피탈사 6곳등 총 18곳이 1차 점검 대상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상황에 따라 대상은 확대될 수 있다. 신협과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 단위 조합들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점검은 6월 말 반기 결산 시점을 앞두고 최대한 이달 내 부실 채권 상각·매각을 통해 정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금융회사는 통상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분기 말이나 연말에 부실채권을 매각하거나 회계에서 상각 처리해 정리한다. 매각은 금융회사가 보유하던 부실 채권을 유동화회사 등에 팔아 채권자 권리를 양도한 형태를, 상각은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없거나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손실 처리하는 형태를 말한다. 두 경우 모두 해당 채권이 연체에서 빠지기 때문에 연체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분기 연체율 관리를 위해 6월 중 부실채권 정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2분기 연체율 상승 속도가 1분기만큼 가파르진 않지만, 그렇다고 추세가 꺾인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 2금융권 연체율은 최근 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은행권 대비 규제 수준이 느슨하고 취약 차주 비중이 커 금융 부실의 약한 고리로 꼽힌다는 점에서 부실 폭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상호금융권 총연체 및 연체율추이에 따르면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의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2.42%로 전년 말 대비 0.90%포인트(p) 올랐다. 상호금융권 연체율은 최근 5~6년간 1%대를 유지해왔으나 올해 들어 처음으로 2%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연체채권 규모도 수조원 수준에서 12조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이마저도 최근 부실화 우려 논란이 큰 새마을금고는 빠진 수치다.

1분기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다른 상호금융권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1분기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도 1분기 기준 5.1%로 집계됐다. 5%를 넘긴 것은 2016년 말(5.83%) 이후 처음이다. 연체율은 2017년 4.57%로 떨어진 이후 2021년에는 2.51%까지 내려섰지만, 지난해 3.41%로 반등한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민 경제의 부실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지는 카드 연체율도 심상치 않다. 올해 1분기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하는 카드사의 연체율은 대부분 1%를 넘겼다. 신한카드(1.37%), 삼성카드(1.10%), 케이비(KB)국민카드(1.19%), 롯데카드(1.49%), 우리카드(1.35%), 하나카드(1.14%) 등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2019년 3분기(1.40%) 이후 연체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케이비국민카드는 2020년 1분기(1.24%) 이후, 삼성카드는 2020년 2분기(1.2%) 이후 연체율이 가장 높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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