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5월 최근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이 5개월째 이어졌다. 다만 경기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수출 부진이 다소 개선되고 소비도 회복세를 보여 하반기 경기 반등을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6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완만한 내수 회복세, 경제심리 개선, 탄탄한 고용 증가세 등으로 하방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보고서와 달리 ‘하방위험 다소 완화’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4월 소비(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3% 감소했지만 전반적인 소비 흐름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올해 1분기로 넓혀 잡으면 민간소비는 직전 분기 대비 0.6% 늘었고, 4·5월 카드매출액도 증가했다. 소비자심리·기업심리 전망 등 심리지수가 개선됐고, 지난달 취업자가 35만1천명 증가하는 등 고용 부문도 뒤를 받쳐주고 있다.
경기 둔화 판단은 그대로였지만 이런 지표를 근거로 추가적인 경기 하락이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언급한 것이다.
수출에 대해서도 지난달 비교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담았다. 지난달 보고서에는 ‘수출 부진으로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표현했으나 이달엔 ‘부진’이라는 단어를 뺐다. 수출이 소폭의 회복세를 보인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무역수지 적자 폭은 1월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우리 수출이 조금씩 바닥을 다져가면서 더 하락하지 않고 조금씩 개선될 수 있는 동력을 쌓아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표현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5월 전체 수출은 15.2% 감소했지만, 대중 수출과 반도체 수출은 4월과 비교해 대비 증가했다. 6월 1∼10일 수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소폭(1.2%) 증가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제26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우리 수출이 올해 1월 저점 이후 바닥을 다지면서 일부 긍정적 조짐이 관찰된다. 주력산업 수출이 대체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1일 ‘케이디아이 경제동향’ 6월 호에서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과장은 “상저하고(경기가 상반기에 나쁘고 하반기에 좋아짐) 전망은 유효하다”면서도 “경기 둔화의 저점이라고 말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5월 수출 실적이 생각보다 잘 나왔는데 6월 수출 물량이 앞당겨서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6월 전체 수출 실적을 보고 (수출 회복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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