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조업에서 대규모기업집단(재벌기업, 총 71개)의 출하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에 다소 하락하고 있지만, 상위 1~5대 재벌기업집단으로의 매출액 쏠림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동안 정보기술(IT)·디지털화 등 국내 경제산업구조가 급변하고 있음에도 제조분야 총 480개 업종 중에서 지난 12년(2009~2020)간 시장독과점 사업자의 구성과 순위에 전혀 변화가 없는 산업이 35개에 달해, 시장집중도가 고착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분석한 2020년 국내 산업 독과점시장구조 조사결과, 2020년에 광업·제조업분야 전체 출하액에서 대규모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 총 71개 재벌)이 차지하는 비중은 45.9%(692조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이 비중은 최고 52.1%(2012년)~최저 42.9%(2010년)다. 특히 광업·제조업 전체 출하액에서 자산총액 상위 1~5대 재벌기업집단 출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9.5%로 나머지 기업집단(6~71대, 16.4%)의 약 1.8배에 달했다. 공정위는 “대규모 기업집단이 산업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48.2%) 이후 하락하고 있지만 상위 5개 기업집단의 출하액 비중은 여전히 높아 쏠림현상이 여전하고, 이들 상위 5개 재벌그룹이 평균 47.2개의 산업에 진출해 다각화 정도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자동차·맥주 등 35개 업종에서는 10년 넘게(2009년~2020년) 선두 사업자의 구성과 순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또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75% 이상인 산업도 31개에 달해, 고집중화가 고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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