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소속 광부와 직원, 태백 시민들이 폐광 저지 시위를 벌이는 모습. 태백/연합뉴스
일제 강점기 첫 채굴을 시작한 전남 화순탄광이 118년 만에 문을 닫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남 화순군 동면 복암리의 한국석탄공사 화순탄광이 오는 30일 폐광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화순탄광은 1905년 한국인 박현경이 광업권을 등록해 문을 열었다. 이후 1934년 광업권을 매입한 일본인이 탄광으로 개발하며 본격적인 채굴을 시작해 한때 우리나라 남부권에서 연탄용 석탄의 최대 생산지 구실을 했다.
하지만 산업 구조와 에너지원의 변화, 환경 문제 등으로 연탄 수요가 감소하면서 폐광의 길을 걷게 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갱도가 계속 깊어지고 생산설비가 노후화하면서 근로자의 안전사고 가능성이 커졌다. 연탄 수요 감소로 석탄 생산원가가 급증하면서 매년 석탄공사의 부채 부담도 커져 조기 폐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해부터 탄광 안전사고와 정부 재정 소요 등의 문제로 대한석탄공사가 소유한 전남 화순탄광, 태백 장성탄광, 삼척 도계탄광 등 3개 탄광을 조기 폐광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 과정에서 광부들은 갱도에 들어가 농성을 하며 저항하다, 지난 3월에 2023년 화순탄광, 2024년 장성탄광, 2025년 도계탄광 순으로 폐광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정부와 석탄공사가 폐광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광부와 광업소 직원들에게 특별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고, 노조와 광부들이 이를 수용한 것이다. 산업부는 조기 폐광으로 약 1조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화순탄광이 우리나라 경제개발연대의 주요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큰 역할을 마치고 명예롭고 아름답게 퇴장했다”며 “조기 폐광 지역의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광해방지사업을 시행하고, 지역경제가 침체되지 않도록 석탄 대체산업 육성 등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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