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공족을 넘어 편공족까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서울 관악구의 한 편의점 점주 ㄱ씨는 최근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를 산 뒤 책을 펴놓고 공부를 하는 ‘편공족’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ㄱ씨는 <한겨레>에 “야박하게 나가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컵라면 등 간편식을 먹는 손님들에게 방해가 된다”며 “날씨가 더워지니 집 근처 편의점을 찾아 공부를 하는 모양인데, 집중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카페에서 음료 한 잔을 주문한 뒤 장시간 자리를 점유하고 공부를 하는 ‘카공족’ 때문에 카페 점주들이 골치를 앓는데 이어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공부를 하는 ‘편공족’까지 생겨났다.
편공족은 점주인 ㄱ씨 뿐 아니라 알바생들에게도 골치다. 영등포구의 편의점에서 일하는 한 알바생은 “편의점에는 대학생보다는 중고등학생이나 초등생이 많다”며 “라면을 먹으며 학습지를 풀거나 숙제를 하는 모습을 여러 번 봤는데, 자리를 치우지도 않고 나가 짜증이 날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한 편의점 알바생 커뮤니티에는 음식을 먹는 테이블에 지우개 가루가 널려있는 사진과 함께 ‘편공족을 싫어하는 이유’라는 글도 올라왔다. 이 알바생은 “이건 가정교육의 문제 같다”고 짚었다.
편의점에서 공부를 하지는 않아도 장시간 머물며 대화를 나누는 경우도 점주와 알바생들에겐 ‘민폐 손님’이다. 또다른 한 알바생은 “둘 셋이 함께 들어와 라면 하나, 음료수 하나 사고는 1시간 이상씩 시끄럽게 대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 더위를 식히는 것까지는 이해하지만 다 함께 사용해야 할 테이블을 너무 오래 차지하는 것은 장사에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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