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평택과 경북 구미가 국내 반도체 산업의 거점이자 정부의 집중 지원을 받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이차전지는 충북 청주를 생산 거점으로 삼고 전북 새만금, 경북 포항과 울산에 제조 단계별 공급망을 조성한다.
정부는 20일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열어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등 3대 국가첨단전략산업의 특화단지 7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초 공모에서 21개 지역의 신청을 받아 7곳을 특화단지로 지정하고, 오는 2042년까지 이뤄질 예정인 614조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의 경우, 경기 용인·평택을 세계 최대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로 조성하고, 경북 구미는 반도체 웨이퍼와 기판의 공급기지로 특화할 계획이다. 경기 용인의 남사·원삼·기흥과 평택 고덕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예정돼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인근의 이천·화성 생산단지와 연계해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차전지는 충북 청주를 최대 규모의 생산 거점으로, 경북 포항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 거점으로 삼는다. 전북 새만금에는 양극재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전구체 등 배터리 핵심 광물 가공을 위한 집적단지가 들어선다. 울산에는 리튬인산철(LFP)·전고체 전지 개발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미래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는 특화단지로 조성된다. 이를 통해 ‘광물가공-소재-셀-재활용’으로 이어지는 국내 이차전지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생산시설이 가동 중인 충남 천안·아산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특화단지로 조성한다.
이번 특화단지 지정은 해당 산업을 주력으로 삼는 대기업들의 기존 생산단지나 투자 예정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지정 기준에 대해 “선도 기업의 유무, 신규 투자계획, 산업 생태계 발전 가능성, 지역균형 발전 등을 중점적인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며 “지난 5월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신규 지정된 바이오산업도 내년 상반기 특화단지를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엔 지정된 특화단지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개정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첨단전략산업 특별법)에 따라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면제되고 용적률이 완화된다. 입지·전력·용수 등 인프라 조성 때 정부 지원과 각종 부담금 감면 특례가 주어진다. 인허가 신청 때 60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인허가가 완료된 것으로 간주하는 인허가 타임아웃제가 적용된다.
정부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와 별도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5곳도 선정했다. 경기 안성(반도체 장비), 부산(전력 반도체), 광주(자율자동차 부품), 대구(전기차 모터), 충북 오송(바이오 원부자재) 등이다. 또 인재 양성을 위해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서울대·경북대 등 8개 대학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성화 대학으로 지정해 올해에만 54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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