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이 30억달러 넘게 증가했다. 특히 엔화 예금은 월간으로는 사상 최대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화 가치가 높아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6월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 취급 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한 달 전보다 30억4천만달러 늘어난 998억3천만달러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올해 들어 4월까지 감소세를 이어가다 5월부터 두 달 연속 증가세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의 합이다.
특히 지난달 말 엔화 예금 잔액은 74억8천만달러로, 한달 만에 12억3천달러나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6월 이후 월간으로는 가장 큰 규모의 증가 폭이다. 한은은 6월 중 역대급 엔저 영향으로 일본에 대한 투자나 여행 자금 마련을 위해 엔화가 쌀 때 미리 예금으로 바꿔 놓으려는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풀이했다.
미 달러화 예금(834억4천만달러)과 유로화 예금(60억9천만달러)도 6월에 각각 11억천만달러와 3억5천만달러씩 증가했다. 6월 말 외화예금 잔액을 예금 주체별로 나눠보면, 기업예금은 25억1천만달러 늘어난 851억8천만달러, 개인예금은 5억3천만달러 증가한 146억5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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