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월드컵 등 전산시스템 운영
시스템 오작동 세계신기록 타전 ‘아찔’
올 도하 아시아경기도 따내 기염
“단일팀 이뤄 ‘평화’를 전파했으면”
시스템 오작동 세계신기록 타전 ‘아찔’
올 도하 아시아경기도 따내 기염
“단일팀 이뤄 ‘평화’를 전파했으면”
Econo 사람/장정호 쌍용정보통신 이사
한국경제가 최근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것은 각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다양한 현장 전문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한겨레>는 경제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한국호’를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Econo사람’이란 제목으로 오늘부터 싣습니다.
쌍용정보통신 장정호(46·사진) 스포츠사업 이사에게 모든 대회는 한판 승부의 결승전이다. 축구 경기는 두 시간, 야구는 세 시간이면 끝나지만 그의 경기는 해를 넘겨 계속되기도 한다.
이번 경기는 2004년 10월부터 사막에서 치르고 있다. 그는 오는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아시아경기대회의 전산구축 총책을 맡았다. 경기를 여덟 달남짓 앞둔 현재 도하에 파견된 30명을 포함해 총 80여명이 자원봉사자 모집과 숙박, 의전부터 수송·티케팅에 이르기까지 대회관리 시스템 마무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 경기의 전산운영은 종합예술입니다. 숙소 배정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선수를 떼어놓는 것은 기본이고, 동선을 파악한 복잡한 물류 계획도 세워야 합니다. 각종 사고에 대비한 이중, 삼중의 대비책과 신속한 대응은 필수고요.”
쌍용정보통신은 2004년 7월 아테네 올림픽 사업자인 아토스 오리진 등 세계적인 스포츠 시스템통합(SI) 업체 메이저들과 경쟁해 기술력으로 사업을 따냈다. 5100만달러는 국내 해당 업체 단일 수출로는 최대 액수다.
세계가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스포츠 경기에서 한치도 오차가 나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장 이사의 권위는 절대적이다. “스케이트 경기 후반에 가면 얼음이 녹아 결과를 측정하는 레이저빔이 어긋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큰일 나는 거죠.”경기 전반에 걸쳐 ‘만물박사’인 그이기에 세계 스포츠계의 거물들이 종종 도움을 요청한다.
사고는 상상하지 못한 데서 터진다.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컴퓨터가 연습경기를 실제 경기로 인식해 프레스센터에 세계신기록이 대거 날아온 적도 있습니다. 경기 사흘 전 규칙이 바뀌고, 당일날 다른 선수가 와서 명단에 넣어달라고 떼쓰기도 하고요.” 쌍용정보통신은 1986년 아시아경기대회부터 88년 서울올림픽, 97년 부산 동아시아경기대회,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까지 전산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도맡았다. “88년 올림픽 때만 해도 한국이 독자적으로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기적이라고 했어요.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 전산화된 첫 올림픽이었거든요. 그때부터 꾸준히 실력을 쌓아 지금은 세계적으로 3위권에 드는 업체가 됐습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일본 쪽에서는 자원봉사자를 인터넷으로 모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고, 매표 시스템의 오류로 결승전 자리가 여러 장 비는 대형 사고가 있었다. 그러나 쌍용정보통신이 책임진 한국의 정보통신 월드컵은 성공적이었고, 이 성과는 도하 경기를 수주하는 데 핵심적인 몫을 했다. “시스템통합 업체가 노가다 해서 돈 버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더욱 전문화해서 진입 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분야에 진출해야죠. 또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도 두바이 등을 필두로 급성장하는 중동 지역의 오일달러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에게는 또다른 소망이 하나 있다. 남북이 도하에서 종합경기 최초로 ‘코리아’ 단일팀을 구성하면 이를 반영한 전산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스포츠의 기본 이념이 평화잖아요. 전쟁으로 얼룩진 중동에 남북 단일팀이 평화의 기운을 전파할 수 있다면 그 이상이 없을 것입니다. 최고의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기다리겠습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사고는 상상하지 못한 데서 터진다.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컴퓨터가 연습경기를 실제 경기로 인식해 프레스센터에 세계신기록이 대거 날아온 적도 있습니다. 경기 사흘 전 규칙이 바뀌고, 당일날 다른 선수가 와서 명단에 넣어달라고 떼쓰기도 하고요.” 쌍용정보통신은 1986년 아시아경기대회부터 88년 서울올림픽, 97년 부산 동아시아경기대회,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까지 전산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도맡았다. “88년 올림픽 때만 해도 한국이 독자적으로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기적이라고 했어요.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 전산화된 첫 올림픽이었거든요. 그때부터 꾸준히 실력을 쌓아 지금은 세계적으로 3위권에 드는 업체가 됐습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일본 쪽에서는 자원봉사자를 인터넷으로 모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고, 매표 시스템의 오류로 결승전 자리가 여러 장 비는 대형 사고가 있었다. 그러나 쌍용정보통신이 책임진 한국의 정보통신 월드컵은 성공적이었고, 이 성과는 도하 경기를 수주하는 데 핵심적인 몫을 했다. “시스템통합 업체가 노가다 해서 돈 버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더욱 전문화해서 진입 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분야에 진출해야죠. 또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도 두바이 등을 필두로 급성장하는 중동 지역의 오일달러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에게는 또다른 소망이 하나 있다. 남북이 도하에서 종합경기 최초로 ‘코리아’ 단일팀을 구성하면 이를 반영한 전산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스포츠의 기본 이념이 평화잖아요. 전쟁으로 얼룩진 중동에 남북 단일팀이 평화의 기운을 전파할 수 있다면 그 이상이 없을 것입니다. 최고의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기다리겠습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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