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이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의 서울 양평동 토지·건물 매입을 반대한다며 법원에 롯데홈쇼핑 이사회 결의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태광산업은 28일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롯데홈쇼핑의 부동산 매입 강행 방침에 롯데그룹의 최근 경영 위기 상황이 작용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태광산업과 그 계열사들은 롯데홈쇼핑의 2대 주주로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그동안 임차해 사용했던 양평동 본사 건물·토지를 2038억5천만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태광산업 쪽은 부동산 매입 결정에 찬성했다가 반대로 입장을 바꿨다. 건물 가치 평가나 유동성 확보로 경기에 대비하겠다는 롯데홈쇼핑쪽 설명에 수긍해 찬성표를 던졌지만 감정 평가 결과나 배경 등을 뜯어본 뒤 입장을 바꾸게 됐다고 한다. 해당 양평동 건물·토지는 롯데지주가 64.6%, 롯데웰푸드가 35.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롯데지주로부터 건물을 임차해 본사로 사용해왔다.
태광산업은 “(해당 매입이) ‘근무 환경 개선, 임차 비용 절감에 따른 손익 개선 효과’라는 롯데 쪽 설명과 다르게 롯데지주 등 그룹 계열사 지원 차원이란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며 “과도하게 비싼 금액으로 사옥을 매입하면 ‘배임’에 해당할 수 있어 이사회 재개최를 요구하고 매입 계획 중단을 요청했지만 기존 방침을 철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광산업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이 지난 6월 롯데지주 등 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한 점을 언급하며 “그룹 전체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롯데그룹이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지고 이자비용이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태광산업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그룹 차입금은 1조91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롯데그룹은 롯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롯데홈쇼핑 유보금을 활용해 5천억원의 자금 지원을 검토했다가 태광산업 반대로 1천억원만 대여하기도 했다.
“불필요한 부동산 매입은 롯데홈쇼핑을 경영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게 태광산업쪽 시각이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2% 감소한 2310억원, 영업이익은 92.8% 줄어든 20억원이다. 태광산업은 “최근 홈쇼핑 업계가 생존을 위해 온 힘을 쏟아붓는 시점에서 거액을 들여 부동산을 매입한다면 현금 유출과 그로 인한 기회비용으로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입게 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홈쇼핑은 “롯데홈쇼핑의 사옥 매입은 태광 측 이사가 모두 참여해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된 건이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결과를 갑자기 번복하는 배경이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그룹 내 내부거래로 더욱 엄격한 기준과 절차에 의거해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