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며 대외 교역조건이 두달째 개선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을 보면, 7월 수출금액지수는 119.92(2015년=100)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8% 떨어졌다. 수출금액지수는 지난해 10월(-6.6%) 이후 10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석탄 및 석유제품(-41.5%)과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6%)의 하락폭이 컸다. 수출물량지수(119.9)도 3.6% 떨어져 지난 6월 상승 전환했다가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도체만 보면 7월에 수출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4% 증가했지만 수출금액은 33.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수출이 물량과 금액 모두 저조했지만, 수입은 원자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더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7월 수입금액지수(135.41)는 1년 전보다 25.7% 떨어져 지난 3월(-6.6%)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수입물량지수(117.65) 또한 10.7% 떨어졌다. 품목별 수입금액지수는 광산품(-45.9%), 석탄 및 석유제품(-42.2%), 제1차금속제품(-25.5%) 등의 차례로 하락폭이 컸다.
수출보다 수입이 금액과 물량 모두 더 많이 줄면서 7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6.9로,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지수 상승은 상품수지 개선을 알려주는 지표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26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6월(0.2%)부터 두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도 7월에는 1.3% 올라 두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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