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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인공지능 전쟁 속도 엄청나…국가 단위 동맹 꾸려질 수 있다”

등록 2023-08-31 04:00수정 2023-08-31 18:45

[인공지능 파워피플]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인공지능 파워피플] ①
· 이름: 하정우
· 소속: 네이버클라우드 에이아이(AI) 이노베이션 센터장,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에이아이·데이터분과위원장, 한국공학한림원 인재양성위원, 에이아이미래포럼 공동의장
· 나이: 1977년생(45살)
· 학력: 서울대 컴퓨터공학 박사

어떤 이에게 인공지능은 혹독한 겨울을 이기고 기어이 핀 한송이 꽃이겠으나 누군가에게는 벼락처럼 떨어진 이름이다. 2023년, 갑자기 도래한 ‘인공지능 시대’의 열기에 어리둥절한 이들이 많다. 2016년 이세돌 9단을 ‘알파고’가 이겼을 때도 인공지능은 그저 먼 이름이었다. 하지만 2022년 11월, 누구나 간단하게 질문을 넣어 인공지능의 답을 들을 수 있는 ‘챗지피티’(ChatGPT)가 세상에 나온 뒤 상황은 격변했다.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생성하기 시작했고 인간은 그 변화의 끝이 어딘지 몰라 기대하고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부터 케이티(KT)까지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각자의 인공지능 기술 최대치를 공개하기로 한 2023년 하반기, 한겨레는 가장 주목할말한 인공지능 전문가들을 연속으로 인터뷰하려 한다. 인터뷰는 ‘인공지능 파워피플’이 다음 인물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이어달리기(릴레이) 할 예정이다.

①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에이아이(AI) 이노베이션 센터장
①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에이아이(AI) 이노베이션 센터장

별을 보던 아이가 있다. 고등학교 지구과학책을 끼고살던 초등학교 시절과 “1등을 하면 천체망원경을 사달라”고 조르던 중학교 시절, 아이의 생활기록부에는 ‘성격이 온순하고 내성적’이라 적히곤 했다. 오늘날 누구보다 화려한 연설 능력으로 ‘인공지능 전도사’라 불리는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에이아이(AI) 이노베이션 센터장 이야기다. 내성적인 아이가 ‘거침없는 달변’이 된 것은 인공지능처럼 끊임없는 ‘강화학습’을 한 덕분이라 한다.

“지금 한국의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을 꼽으라고 하면 전문가들 모두 하정우 센터장을 떠올릴 것이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1회 졸업생이자 ‘국내 인공지능 1세대’로 불리는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최근 펴낸 인터뷰집 ‘에이아이(AI) 전쟁’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정우 센터장을 인터뷰해 낸 이 책에서 그는 “지금은 하정우 센터장의 대답이 필요한 시대”라 썼다.

국내 인공지능 분야의 핵심인물들을 인터뷰하는 ‘인공지능 파워피플’ 기획을 시작하며 첫번째로 인터뷰에 초대한 이는 하정우 센터장이다. 2015년 입사 뒤부터 네이버의 인공지능 분야의 혁신을 이끈 그는 그 최정점의 기술인 ‘하이퍼클로버엑스(X)’를 발표한 2023년 8월24일을 ‘인공지능 인생 최고의 날’로 꼽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거짓 답변을 내놓는 환각 현상에도 불구하고 생성 인공지능의 방아쇠는 당겨졌다”며 “하반기에 비투비(B2B) 시장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초거대 인공지능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 전망했다.

하이퍼클로바엑스 발표 직전인 22일 그를 만나 지난 십여년동안 별처럼 그를 매료시킨 인공지능 세계에 대해 물었다. 발표 뒤 서면 인터뷰도 추가했다.

― 별을 좋아하던 아이가 컴퓨터를 선택했다.

“하늘만 쳐다보고 살면 먹고살기 힘들다는 부모님 말씀에 별 다음으로 좋아하던 컴퓨터를 선택했다. 천체망원경 다음으로 갈망했던 게 컴퓨터이기도 했다.중학교 시절, ‘베이직’ 프로그램으로 공일오비의 ‘텅빈 거리에서’를 연주했고 2인용 게임도 만들어봤다. 컴퓨터 게임을 좋아해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을 통해 역사와 세계지리를 배웠다. 은퇴 뒤에 별 볼 일을 꿈꾼다.”

― 인공지능과의 인연은 언제 어디서부터 출발했나?

“대학 졸업 뒤 잠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직장 생활을 했다. 부속품처럼 살게 될 것 같아 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2005년 가을, 그동안 왕래도 거의없던 학부(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시절 지도교수인 장병탁 교수님께 상담을 받으러 갔다. 기계학습(머신러닝) 분야와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재미있겠다 싶어 대학원에 진학했다. 컴퓨터가 데이터만 갖고 패턴을 자동으로 추출해 지능을 만드는 기술이라니 신기하더라.”

― 박사 학위 논문 주제가 뽀로로와 인공지능?

“뽀로로 영상 속 이미지와 자막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특정 장면 다음에 이어질 스토리를 생성해내는 연구를 했다. 논문 제목은 ‘비디오의 스토리 이해와 생성을 위한 멀티모달 인공지능’이다. 2014년 가을학기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최우수 박사학위논문상을 받았다.”

― ‘하정우의 인공지능 인생’ 최고의 날로 2023년 8월24일, 네이버 ‘하이퍼클로바엑스(X)’ 발표일을 꼽았다.

“2015년 네이버에 입사해 인공지능을 연구한 8년의 결실이다. 사람 말귀를 귀신같이 알아듣는 거대언어모델(LLM·사람의 말을 이해해 마치 사람처럼 답변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서비스와 연결될 때 어떤 형상으로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어떻게 비즈니스로 연결되어 가치를 만들고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지 세계 최초로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최고의 날이었다. 인공지능 시대의 출항을 알리는 행사였다고 생각한다.”

― 발표 당일, 무대에 올라 매끄러운 진행을 했다. 어찌 이리 달변인가?

“지난 2~3년동안 ‘인공지능 전도사’처럼 정부, 국회, 언론, 학계 등에 초거대 인공지능의 중요성과 네이버의 노력을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에이아이(AI)데이터분과위원장, 에이아이(AI)미래포럼 공동의장 등도 맡고 있다. 인공지능 열풍이 분 지난 1년간 공무원, 비개발자, 경영진, 국회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 강연도 많이 했다. 하루에 강연이 4개인 날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인공지능처럼 ‘강화학습’이 된 듯 하다. 인간도 시도와 경험과 학습이 중요하다!”

2023년 8월24일, 네이버 ‘하이퍼클로바엑스(X)’ 발표 행사장에서 스타트업 대표들과의 논의에 진행을 맡은 하정우 센터장(맨 왼쪽)의 모습. 네이버 제공
2023년 8월24일, 네이버 ‘하이퍼클로바엑스(X)’ 발표 행사장에서 스타트업 대표들과의 논의에 진행을 맡은 하정우 센터장(맨 왼쪽)의 모습. 네이버 제공

― 하이퍼클로바엑스 개발이 있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고 무엇을 성취했나?

“가장 큰 공로는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에이아이(Hyperscale AI) 기술총괄에게 있다. 2017년 성 총괄이 네이버에 합류하면서 그와 함께 인공지능 조직을 만들었다. 2020년 오픈에이아이의 지피티3(GPT3) 출현 직후부터 검색·플랫폼 기업의 판도를 바꿀 기술임을 직감하고 경영진과 동료들에게 이를 설명하고 설득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2021년 5월 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했지만 막대한 투자비에 견줘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했다. 하지만 2022년 11월 챗지피티(ChatGPT)의 세계적 성공이라는 대형 사건으로 우리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외부동력과 뛰어난 동료들, 경영진 덕분에 인공지능 모델부터 서비스, 반도체까지 올라운드 초거대 인공지능 기업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인공지능 인재 확보가 중요해 보인다

“성 총괄이 네이버에 합류한 2017년에 타회사들의 영입 경쟁이 치열했다. 다행히 최고 의사결정자까지 직접 움직인 덕분에 성공적으로 영입이 가능했다. 그뒤 6년, 엄청나게 빠르게 발전해가는 인공지능 기술 속에 밤낮, 휴일 구분없이 함께 일했다. 새로운 인공지능 연구가 공개되면 그걸 들고 함께 논의하고, 우리 회사의 인공지능 전략에 끼칠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 서비스나 제품군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지 실험했다. 성 총괄은 주로 안에서 그걸 실제로 만들어보는 역할을 했고 나는 인공지능의 가장 앞과 뒤라고 할 수 있는 선행연구 검토와 외부 생태계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었다. 상호보완적으로 일이 진행됐다. 잘맞는 동료를 만난 건 아주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 성 총괄과는 대학 동기다.

“학교 다닐 때는 본 기억이 잘 안난다. 2015년 겨울, 판교에서 인공지능 분야의 개발자들이 모이는 워크숍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각자 개발하고 있는 기술 얘기를 하는데 당시 엔씨소프트에 있던 성낙호 총괄이 진짜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네이버가 인공지능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사업화 하기 위한 조직을 꾸릴 무렵, 인공지능 리더로 데려올만한 10명의 목록을 만들어보라고 하기에 성 총괄을 추천했다.”

― 도대체 인공지능이 뭔가?

“우선 지능은 뭘까? ‘지능’이야 말로 공통적으로 합의된 정의가 없는 걸로 안다. 철학적인 문제일 수 있다. 지능에 대한 정의를 놓고 인공지능 분야, 뇌 인지과학 분야, 심리학 분야가 다 다르다. 인공지능, 에이아이(Artificial Intelligence)는 인간이 ‘지능’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도대체 뭘 해내야 인간이 지능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까? 네이버 입사 초기 작업했던 음악 추천 서비스도 인공지능 기술이고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도 인공지능이다. 그나마 생성형 인공지능, 거대언어모델 등은 학술용어라 명확한 뜻이 있을 뿐이다.”

― 생성형 인공지능은?

“생성형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공지능이다. 데이터를 입력하고 원하는 과업을 지시하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음악과 영상까지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이다. 컴퓨터 관점에서는 데이터를 출력하는 것이고 사람이 볼 때는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대표 서비스가 챗지피티(ChatGPT)인데 챗(Chat)은 대화, 지(G)는 생성(Generative)형, 피(P)는 미리 공부나 훈련을 시켰다는 사전학습(pre-trained), 티(T)는 뭔가를 다른 무엇으로 바꾸는 변환기(transformer)라는 뜻이다.”

― 챗지피티 이전 인공지능은 어땠나?

“1956년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처음 나온 뒤 2000년대 들어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하여 학습하는 기술)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까지 데이터 부족, 컴퓨팅 파워의 제약, 제한된 성과 등의 문제로 인공지능의 연구와 개발이 어려웠던 두 번의 암흑기, ‘인공지능의 겨울’이 있었다. 챗지피티가 발표된 지난해말 이후로는 아주 뜨거운 여름같다.”

지난 8월2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1784’에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에이아이(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을 만났다. 네이버 제공
지난 8월2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1784’에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에이아이(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을 만났다. 네이버 제공

― 많은 이들이 경험을 통해 인공지능이 거짓 답변을 뻔뻔하게 내놓는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을 알고 있다.

“지금 형태의 트랜스포머나 인공신경망, 학습 방식을 쓰는 인공지능 모델에서 ‘환각’은 안고 가야하는 문제다. 환각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려면 인공지능에 상식을 주입해야 한다. 부족한 상식을 어떻게 인공지능에게 학습시킬 것인지가 풀어야 할 숙제다. 구글도 오픈에이아이도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시간을 들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구글이나 네이버가 생성 인공지능 기술이 있어도 대중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 것은 이러한 부작용 때문 아닌가? 이를 알고도 대중 서비스로 챗지피티를 내놓은 오픈에이아이의 결정을 어떻게 보나?

“구글도 네이버도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누구나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던 것는 ‘할루시네이션 리스크’ 때문이 맞다. 90의 이득과 10의 부작용을 고려했을때 10 때문에 90을 버릴거냐, 아니면 공개를 해서 10의 부작용을 고쳐갈 것이냐에서 큰 기업들은 보통 10의 부작용에 더 신경을 많이 쓴다. 오픈에이아이는 일반 기업이 아니라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비영리단체로 시작해 이런 문제에 크게 상관이 없었던 것 같다. 이 기술이 인간에게 도움도 되고 위험성도 있는데 일단 써봐야 개선을 할게 아니냐, 이 강력한 도구를 가지고 굉장히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한 듯 하다.”

― 클로바엑스는 환각 현상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다고 발표했다

“뉴스, 블로그, 지식백과 등의 데이터에서 답변의 이유와 출처를 찾는 방식으로 ‘클로바엑스’를 설계해 이전보다 환각 현상을 72% 정도 줄였다.”

― 거짓 답변의 위험이 있는 줄 알면서도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해야 할까?

“인공지능 쪽 엔지니어들만 접근하던 기술이 2022년 말에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자 이렇게 작동하는 인공지능을 처음 본 사람들이 크게 열광했고 오픈에이아이의 가치는 엄청나게 올라갔다. 이미 방아쇠를 당겼기 때문에 미국은 달릴 거고 중국도 달리고 있고 우리는 그 안에 있다. 10의 부작용이 너무 심하니까 쓰지 말자고 하면 계속 뒤쳐지게 되는 구조다. 현 수준에서 완벽하게 해결을 못하니 쓰면 안될까? 범용으로 만들어진 인공지능보다 특정 목적에 맞춰 퀄리티(품질)를 올린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환각 현상을 극도로 낮추는 방법이 존재한다.”

― 최근 펴낸 책을 통해 ’인공지능 전쟁’이라 표현했는데 속도가 정말 빠르다

“너무, 엄청 빠르다. 15년을 넘게 인공지능을 연구해왔지만 지금처럼 빨랐던 적이 없다. 반년 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게 내일 탕탕탕 나오는 수준이다. 오픈에이아이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맞춘 것인지 챗지피티가 나오고 바로 검색에 적용이 되고 오피스 365에 적용됐다. 연구실에 머물러있던 실험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빠르게 출시되고 있다.”

― 인공지능이 빨아들이는 거대한 데이터 속 뉴스나 그림 등의 저작권 문제를 논의할 새도 없었다

“인공지능 개발 속도가 너무 빠르다보니 기존에 만들어져있는 사회적 합의나 제도 상에서 논의할 시간도 부족했다. 대표적인 것이 저작권 문제다. 인공지능이 이런 것들을 할 수 있고 데이터가 얼마만큼 기여를 했다면 원천 소스를 가진 이들이 어떻게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 시간을 들여 논의를 해야한다. 입장이 다 다르니까 2~3년 걸릴 수 있는 논의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이 8개월만에 쭉 달려버린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새로운 방법이 나올 때마다 데이터 학습과 훈련을 새로 한다. 아직 인공지능이 완성된 버전이 아니고, 사회적 논의는 이제 막 시작됐으니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폭된 이후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고민한 부분은 무엇인가?

“지속가능한 인공지능이 가장 중요한 아젠다다.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필요한 두가지 요소는 ‘어떻게 실세계에서 가치를 만들 것인가’와 ‘어떻게 강력하면서도 안전한 인공지능을 만들고 운영할 것인가’다. 사용자 관점에서 더 편하고 효과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레드티밍(Red-teaming·위험을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해 공격을 시도하는 활동) 담당 연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 2023년 하반기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오픈에이아이의 챗지피티, 구글의 바드,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엑스 등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반의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이 있는 시장에서 메타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무료인 ‘라마2’를 공개해 투 트랙(2개의 길)이 형성됐다. 기본적으로 거대언어모델은 지속적으로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기술도 계속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실제 비즈니스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는 주요 기업들 몇 개로 수렴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전세계가 글로벌 테크기업 몇개로 수렴되지는 않을 것 같다. 각 언어·지역·문화별로 주요 인공지능 공급기업이 수렴될 것 같고 이를 활용하는 수많은 기업과 생태계, 새로운 기회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하반기는 초거대 인공지능 생태계라는 것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국가단위로는 초거대 인공지능 동맹 같은 것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 초거대 인공지능은 이제A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기술이기 때문이다.”

― 네이버는 24일 하이퍼클로바엑스가 탑재된 기업용 상품도 공개하며 인공지능 비투비(B2B·기업간 기업의 거래) 시장을 정조준했다. 공교롭게 오픈에이아이도 28일(현지시각) 챗지피티 기업 버전을 내놨다.

“초거대 인공지능 분이가 비투시(B2C)에서 매출 만들기는 아직 어렵다. 비투비(B2B·기업간 기업의 거래)가 전쟁이다.”

― 인공지능 규제 논의도 활발하다

“규제 대상은 기술이 아닌 활용이어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 자체에 대한 규제가 아닌, 범용 인공지능 기술을 악의적으로 활용하면 안된다는 형태로 규제가 만들어져야한다는 뜻이다. 자동차를 만들어 놓고도 차가 사람을 치면 다칠 수 있으니 우리는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식의 논리는 안된다. 현재 생성 인공지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우리나라가 초거대 인공지능 세계 2~3위권이라고 자부하지만 1000m달리기의 100m 수준에서 2~3위다. 좋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앞으로 페이스 유지나 스퍼트를 잘못하면 순식간에 순위가 밀릴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 1-2년이 정말 중요하다. 기업, 정부, 국민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한다.”

― 인공지능 시대에 기자들이 살아남을까?

“글을 쓰는 분야는 다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얼마만큼 잘 쓰냐, 또 인공지능을 내 글쓰기에 얼만큼 잘 활용하냐가 핵심이 될 것 같다. 또 자료를 보고 거기서 인사이트(통찰)를 끌어내는 능력이나 인공지능이 절대 못하는 발품 파는 능력, 그러니까 현장에서 캐치를 잘 해서 파고드는 이런쪽 기사들이 좀 차별화되지 않을까 싶다.”

― 인공지능 전문가를 꿈꾸는 미래세대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나?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묻고 싶다.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 다음에 인터뷰할 ‘인공지능 파워피플’을 추천해달라.

“금융 분야에서 인공지능 혁신 만들어가는 오순영 케이비(KB)금융지주 금융에이아이(AI)센터장, 초거대 인공지능 ’믿음’ 개발을 이끌고 있는 배순민 케이티(KT) 융합기술원 소장, 인공지능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김성훈 대표를 추천한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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