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이 지난해보다 4.9% 줄어든 평균 30만3천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비교 시점인 지난해에는 이른 추석의 영향으로 성수품 가격이 워낙 높았던데다, 올해 추석 연휴까지 아직 보름 이상 남아 실제 명절 장바구니 체감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추석 전통 차례상을 차리는데 드는 비용이 평균 30만3002원으로 지난해에 견줘 4.9%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추석 명절을 23일 앞둔 지난 6일 기준 전국 전통시장 16곳과 대형 유통 업체 34곳의 성수품 28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판매처별로 전통시장 구매 비용이 26만3536원으로 대형 유통업체(34만2467원) 대비 23% 낮았다. 품목별 가격(이하 전통시장 기준)을 보면 게맛살(21.8%), 약과(22.6%), 참조기(20.9%), 밤(22.1%) 등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차례상 차림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소고기(우둔살) 가격은 11.2% 내렸다. 한우 사육 수 증가로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차례상 차림 비용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장바구니 체감은 다를 가능성도 크다. 지난해 추석 연휴(9월9∼11일)가 올해(9월28∼30일)보다 19일이나 일렀던 탓에 햇과일 출하 부진 등으로 지난해 성수품 가격이 유독 높았던 ‘착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성수품 가격 조사 시점이 추석을 17일 앞둔 8월24일로 휴가철과 겹치며 주요 품목 가격이 평소보다 더 뛰었을 여지도 많다. 실제 지난해 추석 차례상 평균 차림 비용은 31만8045원으로 1년 전보다 6.8% 오르며 처음으로 30만원을 넘어선 바 있다.
올해 추석 연휴까지 보름 넘게 남은 까닭에 차례상 차림 비용이 향후 본격적인 수요 증가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공사 관계자는 “명절 차례상을 일찍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추석 3주 전 시세를 조사한 것으로, 1주 전 시세도 다시 조사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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