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밴드가 좋아요와 댓글 기능까지 있는 신규 프로필 서비스를 13일 공개했다. 네이버 제공
그 옛날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꾸미듯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플랫폼의 프로필을 정성껏 꾸미는 ‘프꾸’ 시대가 열릴까?
최근 네이버 밴드와 카카오톡 등이 프로필 기능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프로필에 ‘사회 관계망 미디어(소셜 미디어)’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
온라인 모임 플랫폼인 네이버 밴드가 각 개인들이 자신의 프로필을 감각적으로 꾸미고 타인이 좋아요와 댓글까지 남길 수 있도록 한 신규 프로필 서비스를 13일 공개했다. 그동안 모임 구성원 간 소통 중심으로 운영되던 것에서 탈피한 것이다. 오는 11월에는 사진 뿐 아니라 게시글 형태로도 프로필을 연출할 수 있는 ‘스토리’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프로필 하단에 제공될 스토리에는 글,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나’를 표현할 수 있다.
카카오톡은 최근 들어 꾸준히 프로필 기능을 강화해왔다. 지난 1월에는 고인을 애도할 수 있는 ‘추모 프로필’ 기능을, 3월에는 이모티콘으로 프로필을 꾸밀 수 있는 ‘프로필 이모티콘 스티커’와 엠비티아이(MBTI·성격유형)를 표현할 수 있는 스티커를 추가했다. 3분기 중 일상의 콘텐츠를 원하는 사람에게만 공유하고 24시간 이후 사라지는 ‘펑’ 기능도 도입할 예정이다.
빅테크가 이렇듯 ‘나’를 표현해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프로필’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프로필을 또하나의 ‘소셜 미디어’로 자리매김시켜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 달 “올해 많은 시도가 있었던 (프로필을 포함한) ‘친구 탭’의 2분기말 기준 일간 활성 이용자수(DAU)가 전기 대비 36%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서비스는 ‘나를 잘 표현하는 것’에 관심이 깊은 ‘잘파세대’(10~20대 Z세대와 알파세대를 합쳐 부르는 말)의 특성과도 잘 맞는다. 지난 6월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잘파세대는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선호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달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프로필을 포함한) 친구 탭의 소셜 인터랙션(상호작용) 기능을 강화하고, 실생활 친구 외에 다양한 관계를 발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할 계획”이라며 “확정은 아니지만, 프로필 업데이트 이력인 타임라인에 공개 옵션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정민 네이버 커뮤니티 시아이시(CIC) 리더는 “네이버 밴드의 새로운 프로필 기능을 통해 가족, 여행, 반려 동물 등 사용자 일상의 다양한 순간들을 기록하고 연출할 수도 있게 됐다”며 “가입한 밴드의 멤버들과 더욱 자연스러운 사용자 모습과 일상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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