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 사태를 빚었던 지난 2021년 11월11일 인천 중구 인천항 인근 주유소에서 한 화물차 운전기사가 요소수를 차량에 넣고 있다. 인천/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중국의 수출 통제 우려로 국내 차량용 요소수 대란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자 정부가 재차 진화에 나섰다. 중국 수입이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고 국내 재고도 5개월치가 넘는 만큼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브리핑에서 “국내 차량용 요소수 생산 업체의 중국산 요소 수입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강종석 기재부 경제안보공급망기획단 부단장은 “재점검 결과 현재까지 확보된 요소 원자재를 가지고 내년 2월 말까지 차질 없이 국내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후에도 차질없이 원재료를 확보하고 충분한 재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빈틈없이 차량용 요소수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등에 따르면 현재 롯데정밀화학 등 국내 요소수 시장 점유율 75%를 차지하는 상위 5개 업체가 보유한 요소 원재료 재고는 8300톤(t)이다. 이를 전체 업계 기준으로 환산 시 55일치 사용분(국내 하루 수요량 200톤 기준)에 해당한다. 또 민간 업계가 이미 계약을 맺은 추가 수입 예정 물량은 1만5천톤(75일치), 조달청이 비축한 정부 재고는 3천톤(15일치)으로 전체 민간·정부 보유 재고는 4.8개월분이다.
여기에 기존에 생산한 요소수 재고(14일치)를 더하면 내년 2월 말까지 5개월 이상 쓸 수 있는 재고를 확보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강 부단장은 “이날 현재 전국 차량용 요소수 판매 주유소의 97%가 재고를 보유한 상황”이라며 “일부 화물차주 거주지 중심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 애로 현상이 발생하고, 온라인 요소수 시장은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품절·고가 판매 등 유통망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도 차량용 요소 수입·유통업체 등과 간담회를 열어 공급망을 긴급 점검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공급망정책관은 “이번 중국의 요소 수출 축소는 비료용 수출 물량으로, 중국 정부 차원의 공식 조처가 아님을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확인했다”며 “2년 전과 달리 적정 재고를 유지하고 있고 대응 체계도 갖춰져 있어 국민들께서 크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앞선 지난 12∼13일 업계 간담회를 가진 환경부 이창흠 기후탄소정책실장도 “간담회 결과 요소수 공급이 대부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소비자는 주유소에서 충분한 물량을 구할 수 있으므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번 요소수 대란 우려는 블룸버그 통신이 앞서 지난 7일 “중국 당국이 국내 요소 가격이 급등하자 일부 비료 생산 업체들에 비료용 요소 수출 중단을 요청했다”고 보도하며 처음 불거졌다. 국내에 수입되는 중국산 비료용(농업용) 요소 비중은 지난 2021년 65%에서 올해 1∼7월 17%로 낮아졌으나, 차량용(산업용) 요소는 여전히 중국산 수입 비중이 90.2%(올해 1∼7월 수입량 기준)에 달하는 까닭에 시장 불안이 커지며 일부 지역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차량용 요소수 품절 사태 등을 빚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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