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선별진료소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사망자 수가 코로나19 여파로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2년 사망 원인 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37만2939명으로 1년 전에 견줘 17.4%(5만5259명) 늘었다. 연간 기준 사망자 수는 1970년 해당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1973년(27.3%) 이후 가장 높다.
국내 사망자 수는 2020년에 최초로 30만명을 넘고 2021년엔 약 31만8천명이었다. 매년 1만명 내외로 늘어나던 사망자가 지난해 이례적인 급증세를 보인 셈이다. 하루 평균 사망자 수(1022명) 기준으로는 1년 전보다 152명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를 뜻하는 조사망률도 727.6명으로 전년 대비 108.7명 올라갔다.
사인이 ‘코로나19’로 분류된 사망자 수가 2020년 5030명에서 지난해 3만1280명으로 521.9%(2만6250명) 급증하며 전체 사망자 수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2월부터 국내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며 지난해 3월과 4월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각각 1만955명, 6875명에 이르렀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최종 사인이 코로나는 아니지만, 코로나와 관련성 있는 폐렴 등 호흡기계 질환 사망자 등도 증가한 영향”이라고 했다. 통계청은 지방자치단체에 접수된 사망 신고서 외에도 의료 정보 등을 참고해 사망자의 사인을 자체 분석한다. 사망 신고서엔 사인이 코로나로 적혀 있으나, 통계상으로는 다른 질환에 의한 사망자로 분류된 이들이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악성 신생물), 2위는 심장 질환으로 2021년 대비 순위 변화가 없었다. 코로나는 지난해 최초로 사망 원인 3위에 올랐다.
눈에 띄는 건 지난해 알츠하이머병·혈관성 치매 등 치매 사망자 수가 1만4136명으로 1년 전보다 36.6%(3785명) 급증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치매 조사망률도 27.6명으로 36.8% 늘어났다. 10대 사인별 사망률을 10년 전과 비교해 봐도 알츠하이머병(241.2%), 폐렴(154.4%), 고혈압성 질환(44.7%) 등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통계청은 “코로나로 치매가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일부 있다”며 “치매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난 요인에 코로나 연관성이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자살 사망률은 1년 전보다 3.2% 줄었으나 여전히 10∼30대 사망 원인 1위를 기록하는 등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이 지난해 22.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6명)에 견줘 2배 이상 높았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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