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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생각 다른 23쌍의 1대1 대화…세상 바꿀 실마리 될 수 있을까

등록 2023-10-01 09:00수정 2023-10-01 09:54

2023 아시아미래포럼 분과세션2
한국의 대화·Korea Talks
지난 9월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코트에서 한겨레신문 주최로 열린 ‘한국의 대화·Korea Talks’에서 1대1 대화 참석자들이 대화를 마친 후, 스마트폰으로 설문에 응답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제공
지난 9월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코트에서 한겨레신문 주최로 열린 ‘한국의 대화·Korea Talks’에서 1대1 대화 참석자들이 대화를 마친 후, 스마트폰으로 설문에 응답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제공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갈등부터 세대·계층·젠더·빈부·지역 갈등까지 집단 간 대립과 갈등이 격화되면서 개인 간의 증오와 혐오로까지 번지고 있다.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양자택일의 구별을 강요하는 급진주의자의 목소리는 커져만 가고, 미묘한 차이들은 묻혀버린다. ‘공존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외침, 논리적인 진단과 설득으로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한겨레’는 “논리가 아닌 만남(접촉)이 혐오를 이길 수 있으며, 더 많은 만남이 대립과 분열을 완화시키고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비슷한 사람만 만나는 사회에서 새로운 ‘대화실험’을 해보자는 것이다. 우리의 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실마리를 풀기 위해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공동으로 기획·주관한 실험이 시작됐다.

지난 9월23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코트(KOTE)에서 생각이 다른 23쌍이 80여분에 걸쳐 1대1 대화를 나누는 ‘한국의 대화·Korea Talks’ 행사가 열렸다. 미리 준비한 10개 질문에 서로 답변이 달리 한 사람들을 매칭시켜 생각의 차이가 큰 답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대화를 하면서 지켜야 할 ‘그라운드 룰’과 낮선 상대와의 대화 흐름을 안내하는 ‘1:1 대화 가이드’도 제공됐다. 진행자는 누가 이겨야 하는 백분토론이 아니라며, “상대방을 설득하는 대화가 아니라, 경청과 질문을 중심으로 이해와 공감하는 대화”임을 강조했다. 상대방을 알아가기 위한 자기 소개와 관심사를 나누는 시간도 제안됐다.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가 무엇인가요?”, “일주일 동안 즐거웠던 일이 있나요?” 같은 질문들이 그 예시다.

본격적인 대화는 생각의 차이가 큰 답변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그 외에도 다른 답변들을 검토하면서 생각의 전제조건과 근거 등을 이야기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공지능의 위협 가능성,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 노키즈존의 어린이 차별 여부, 다양한 가족 구성 자유 보장, 이주민 포용 여부, 어려운 회사의 노조 파업 찬반, 남북통일에 대한 생각, 정년 연장 필요성 등이 그 내용이다.

대화를 마친 참석자들은 ‘대화를 통해 기존의 내 생각에 변화가 생겼느냐’는 설문에는 긍정과 부정의 중간 수준인 5.2점으로 답했고, ‘생각의 변화와 별개로 나와 다른 의견에 대해 정서적인 공감도와 증가했느냐’는 설문엔 긍정응답 10점 척도에 8점을 부여했다. ‘우리 사회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이 마주앉아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9.6점으로 답했다.

이 모델은 독일에서 처음 시작됐지만, ‘한국의 대화·Korea Talks’는 질문과 운영 플랫폼 모두 한국 모델로 변형·기획되어 첫 선을 보였다. 2017년 시작된 ‘독일이 말한다’(Deutschland Spricht) 프로젝트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전 세계로 확산해 지난 6월엔 ‘세계를 말한다’(World Talks) 프로젝트가 열리기도 했다. 누적으로 세계 25만 명의 사람들이 1대 1로 만나 서로의 관점을 교환하고 생각의 차이를 좁히는 경험을 쌓았다.

독일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지난 달 23일 한국에서 열린 행사의 구체적 경험과 사회적 의미는 무엇이며, 우리 사회의 대립과 분열을 해소하려면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까. 10월11일 제14회 아시아미래포럼의 ‘분과세션2. 한국의 대화·Korea Talks’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gobo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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