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올해 경기전망지수가 4분기에도 하락했다. 연내에 중국 경제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전망이 더 많아진 것이다.
17일 산업연구원이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 중국한국상회와 함께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230곳을 대상으로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9월1일~22일)한 결과를 보면, 올 4분기 경기(시황)전망지수는 87로, 3분기(94)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분기보다 좋아질 것이란 응답이 더 많은 것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경기전망지수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 등으로 지난 2분기 112(1분기 74)로 급등했다가 지난 3분기에는 94로 급락했는데, 4분기에는 부정적 전망이 더 많아지며 추가 하락했다. 다만, 하락 폭은 전분기보다 축소됐다.
제조업의 경우, 자동차(110)와 화학(100)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기준치를 밑돌았다. 대기업(85)이 중소기업(97)보다 부정적 전망이 더 많았다. 대기업은 전분기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중국 진출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신통치 않았다. 자동차와 금속기계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3분기 매출 실적이 2분기보다 나빠졌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다만, 3분기 매출현황지수는 91로, 전분기(76)보다 상당히 개선됐다. 응답기업들은 경영애로사항으로 수요 부진(37.9%), 수출 부진(16.9%), 경쟁 심화(14.8%) 등을 주로 꼽았다.
중국 경제의 성장 국면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57.8%)이 ‘내년 중 회복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현재 회복 국면’(2.2%)이거나 ‘연내 회복을 예상’(9.1%)한다는 응답은 미미했다. ‘모르겠다’는 응답도 30.9%에 달했다.
김회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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