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단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착공한 주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건설의 첫 단추인 인허가 실적도 같은 기간 32.7% 줄었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9월 주택 통계’를 보면, 지난 1∼9월 전국에서 착공에 들어간 주택 수는 12만5862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만4059호에 견줘 57.2% 줄었다. 수도권 주택 착공은 1∼9월 6만250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6% 줄었고, 비수도권은 6만5612호로 54.7% 감소했다.
주택 착공에 앞서 이루어지는 인허가 실적도 나쁘다. 1∼9월 주택 인허가는 25만5871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2.7% 감소했다. 특히 비수도권의 감소폭(지난해 동기 대비 38.1% 감소)은 수도권(22.6% 감소)보다 컸다.
다만 9월 한 달 동안 이뤄진 주택 인허가 물량(4만3114호)이 8월 인허가 물량(5479호) 대비 7.9배나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지난 8월 극단적으로 쪼그라들었던 인허가 실적이 한 달 만에 올해 최대 실적으로 반전했기 때문이다. 앞서 주택 인허가 물량은 올 1월에서 5월까지는 매달 3만호대였다가, 7월 1만8065호, 8월 5479호로 급격히 내려앉은 바 있다. 9월 인허가 물량은 지난해 9월 인허가 물량(3만2742호)보다는 많고 2021년 9월(4만6130호)보다는 적다.
두 달 연속 급감했던 인허가 물량이 9월 빠르게 회복한 것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 효과가 반영되기 전이지만, 일부 지역에서 분양 시장이 호조세를 보이자 향후 분양을 위한 인허가를 받는 사업장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인허가 대기물량 해소에 서두른 점도 인허가 물량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9월 공동주택 분양은 10만8710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2.2% 감소했다. 분양 시장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수도권은 25.9% 줄었지만, 비수도권에선 54.4%나 감소했다.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5만9806호로 집계됐다. 한 달 전 6만1811호에 견줘 2005호(3.2%) 줄며 10개월 만에 6만호 밑으로 내려왔다. 다만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9월 말 9513호로 한 달 전(9392호)에 견줘 121호(1.3%) 늘었다.
주택 거래량은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다. 9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4만9448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52.6% 늘었다. 1∼9월 누계 주택 거래량은 42만380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4% 늘었다.
주택 공급의 선행지표인 인허가, 착공 실적 등이 내림세를 보이자 정부는 지난달 26일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한도를 사업비의 50%에서 70%로 확대하고, 보증요건을 완화하는 등의 내용이다. 국토부는 “대책 발표 뒤 원활한 대출 실행을 위한 원스톱 상담창구에서 이달 18일부터 27일까지 사업장 34곳이 대출 상담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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