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지분 모두 매각…현대그룹 경영권 분쟁 종결
스위스 동종업체서 사들여…현대와 제휴 가능성
스위스 동종업체서 사들여…현대와 제휴 가능성
케이씨씨(KCC·금강고려화학)가 갖고 있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 벌어졌던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마무리됐다.
케이씨씨는 27일 현대엘리베이터 보유지분 25.54%를 스위스의 엘리베이터 업체인 쉰들러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케이씨씨는 지난 2003년 8~11월에 모두 820억~830억원(주당 5만7천~7만원)에 매입했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1255억원(주당 8만2천원) 가량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차익은 430억원 가량이다. 이번에 매각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54%는 케이씨씨 지분 21.47%, 금강종합건설 지분 1.96% 등이다.
이로써 지난 2003년 11월 케이씨씨의 현대그룹 인수 선언 이후 빚어졌던 정상영 케이씨씨 명예회장과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간의 경영권 분쟁은 2년 반만에 마무리가 됐다. 케이씨씨 쪽은 “이번 지분매각은 경영권 분쟁을 정리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케이씨씨는 2004년 3월 현대그룹 인수를 포기한다고 밝혔으나, 현대그룹이 케이씨씨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보유를 지목하며 경영권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해왔다.
이번 지분 정리로 케이씨씨가 갖고 있는 현대그룹 지분은 현대상선의 6% 정도만 남게됐다.
이번에 지분을 매입한 쉰들러는 엘리베이터 부문 세계 2위의 업체로 지난 2004년 중앙엘리베이터를 인수하면서 한국시장에 진출한 회사다. 쉰들러는 지난해 상반기 국내 무빙워크 시장에서 48%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쉰들러는 엘리베이터 부문 세계 1위업체인 오티스가 엘지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처럼, 현대엘리베이터와 제휴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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