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이 오르면서 공급원가 변동에 따른 하도급대금 조정 분쟁은 2020년 14건에서 2023년 10월 말 기준 57건으로 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원자잿값이 오르면서 공급원가 변동에 따른 하도급대금 조정 신청 건수가 늘고 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하 조정원)은 2020년 14건에 그쳤던 공급원가 변동에 따른 하도급대금 조정 분쟁 건수가 2023년 10월 말 기준 57건으로 늘었다고 13일 밝혔다. 전체 하도급 거래 분야의 분쟁에서 자치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에 1.6%에서 6.8%로 확대됐다.
공사 발주자가 대금을 조정해 주지 않아 하청업체에도 대금 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원사업자가 협의를 거부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아파트 신축공사 일감을 받은 철물 제조업자 ㄱ씨는 계약 시점보다 철판 가격이 2배 상승해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조정을 요청했으나 공사 발주자로부터 대금 인상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조정 협의를 거절당했다. 하도급법에 따르면, 공급원가 변동 땐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계약 금액을 증액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조정 협의를 신청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공사금액의 증가를 요구할 수 없다’는 계약조항을 근거로 협의에 응하지 않거나 잔여 공정을 마무리한 이후로 협의를 지연하는 경우 등의 사례가 많았다. 모두 하도급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다. 조정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급망 마비, 원자재 인플레이션 등의 이유로 관련 분쟁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공급원가 변동 관련 분쟁이 발생한 경우 조정원에 분쟁 조정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쟁조정콜센터’(전화 1588-1490)나 ‘온라인분쟁조정시스템’(https://fairnet.kofair.or.kr)을 통해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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