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단독] ‘안내’ 없는 자율주행차, 당신을 불법촬영 중입니다

등록 2023-12-05 06:00수정 2023-12-05 16:59

현재 전국 34곳서 시범 운행…일부선 무단으로 CCTV 촬영
초상권·사생활 보호장치 없어…촬영사실 안내문 등 부착해야
4일 오후 자율주행버스가 국회 주변 도로를 운행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4일 오후 자율주행버스가 국회 주변 도로를 운행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h730’을 쳐보세요.

공공장소에 시시티브이(CCTV)를 설치할 때처럼 자율주행차나 로봇을 일반도로에서 운행할 땐 행인들에게 ‘촬영 중’이란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을 반드시 부착해야 하지만, 여전히 일부 시범서비스에선 이런 안내문을 붙이지 않은 채 무작위 촬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육성 목적을 담아 법을 개정해 자율주행차와 로봇 등 이동형 기기에 달린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촬영 관련 규제는 완화하면서도 행인들의 초상권이나 사생활 보호 등을 위한 후속 조처들은 제때 마련하지 않은 탓이다.

지난달 정부는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자율주행차와 이동형 로봇 운행 과정에서 수집(촬영)된 영상데이터 원본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실증 특례를 통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나 로봇 같은 이동형 기기에 달린 영상정보처리기기가 일반도로에서 촬영한 영상 데이터를 행인들의 얼굴을 가리는 등 비식별화 조처 없이 원본 그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경우 영상에 포함된 행인들의 얼굴 정보와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 9월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드론·자율주행차가 업무를 목적으로 촬영하는 경우에는 촬영 사실을 행인들에게 알리고, 정보 주체의 거부 의사가 없을 때만 촬영을 계속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등을 일반도로에서 운행할 때는 불빛, 소리, 안내판 등을 통해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가 촬영 중임을 표시하고 알려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로 사람 또는 그 사람과 관련된 사물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경우에는 불빛, 소리, 안내판, 안내서면, 안내방송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수단이나 방법으로 정보주체가 촬영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표시하고 알려야 한다”며 “이때 정보주체가 자율주행차나 로봇 운용 사업자에 얼굴 삭제와 촬영 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촬영 사실 고지 내용, 안내문 표시 방법 등 초상권이나 사생활 보호를 위한 장치는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자율주행차 등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가 시범운행 중인 일부 지역에서는 행인들에게 촬영 중임을 알리는 안내문을 부착하지 않는 등 촬영 사실 안내 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현재 일부 업체에서 촬영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을 부착하지 않고 시범운행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34개의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가 운영되고 있다. 시범운행지구는 자율주행차 연구·실증을 위해 안전기준을 일부 면제하는 등 특례를 부여하는 구역이다. 2020년 서울 상암 등 6곳이 최초로 지정된 바 있다.

개인정보보호위 관계자는 “정보주체가 촬영 거부 의사를 가졌을 때 연락할 수 있는 영상정보 처리 책임자의 이름이나 전화번호 등 구체적인 고지 내용을 정하는 안내문 표준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해당 작업이 완료되면 자율주행 시범운행을 진행하고 있는 모든 업체에 똑같이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이창용 ‘금리인하 실기론’에 “환자 더 아프게 한 뒤 약 처방하라는 격” 1.

이창용 ‘금리인하 실기론’에 “환자 더 아프게 한 뒤 약 처방하라는 격”

이미 대세가 된 르노 그랑 콜레오스, 비결은 고급 세단 같은 정숙함과 부드러운 주행감각 2.

이미 대세가 된 르노 그랑 콜레오스, 비결은 고급 세단 같은 정숙함과 부드러운 주행감각

KT, 구조조정 ‘자회사 전출’ 신청 저조…“운영 불가능 수준” 3.

KT, 구조조정 ‘자회사 전출’ 신청 저조…“운영 불가능 수준”

‘이복현의 입’ 친윤도 질타…“금융위원장처럼 말해, 월권” 4.

‘이복현의 입’ 친윤도 질타…“금융위원장처럼 말해, 월권”

서양화가 이영수 개인전 ‘Gems found in nature’ 5.

서양화가 이영수 개인전 ‘Gems found in nature’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