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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사촌 최창원 SK 그룹경영 등판…후계구도? 세대교체 마무리투수?

등록 2023-12-14 22:33수정 2023-12-15 02:44

‘그룹 2인자’ 자리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맡아
서울 종로구 서린동 에스케이그룹 사옥.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서린동 에스케이그룹 사옥. 연합뉴스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고전 중인 에스케이(SK)그룹의 최근 인사에서 가장 주목 받은 이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59) 에스케이디스커버리 부회장이다. 최 회장은 지난 7년 동안 그룹을 이끌어온 부회장 4명을 동반 퇴진시키고 그룹 총괄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최 부회장을 앉혔다. 다만 에스케이그룹이 지금 위기라면 위기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총수 일가인 최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나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분명치 않다.

14일 에스케이그룹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꿩 잡는 게 매라는 말도 있지 않나. 최 부회장의 전면 등장은 주요 부회장단의 퇴진을 잡음 없이 처리하고 그룹 경영의 중심을 잡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한 결과”라고 말했다. 핵심 계열사를 거쳐 오랜 기간 그룹 경영에 손발을 맞춰온 부회장단을 2선으로 물러나게 하려면 사업적으로 부담이 없는 최 부회장이 적격이었을 것이란 얘기다.

최 부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에스케이디스커버리는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돼 왔다. 부회장단은 동반 퇴진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일부는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닌 셈이다. 이번 인사에서 50대 ‘젊은 피’를 경영 일선에 포진했는데, ‘세대교체’를 제대로 하려면 부회장들과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은 최창원 부회장이 적임이라는 것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최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후계구도는 복잡해졌다. 최 부회장은 고 최종건 에스케이(옛 선경)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다. 사석에서 종종 “65살이 되면 은퇴할 것”이라고 했던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 외신과 한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을 이끌 것인가. (승계 문제와 관련해)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나만의 계획은 있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최 부회장은 64년생으로 최 회장보다 4살 아래다. 창업자의 아들로 적통의 조건을 갖춘데다 최 회장이 가장 신임하는 사촌형제인 까닭에 재계 일각에선 이번 인사를 후계구도와 연결짓기도 한다.

최 부회장이 이끌 수펙스는 그룹의 최고 협의체이자 의사조율기구다. 에스케이㈜와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에스케이하이닉스, 에스케이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 20여곳이 참여한다. 이 협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은 ‘그룹 2인자’로 통한다. 그룹 관계자는 “총수 일가가 열쇠를 쥔 만큼 실질적인 위상과 사내 입지는 이전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최 부회장이 맞닥뜨린 에스케이그룹의 경영 여건은 녹록치 않다. 배터리와 반도체 등 빠르게 성장해온 신수종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주력 계열사의 업황 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탓이다. 우선 막대한 차입금 부담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이가 왜 총수일가인지 누구도 설득력 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에스케이그룹은 최 부회장의 선임에 대해 “앞으로 각 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과 그룹 고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 문화를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데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한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경영학부)는 “총수 일가를 수펙스 의장에 앉힌 것은 가장 믿을 만한 사람에게 그룹 경영을 잠시 맡긴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그동안 에스케이가 새로운 지배구조, 이사회 독립 경영, 전문경영인 체제를 많이 얘기했는데 이번 인사는 이사회 중심 경영, 이에스지(ESG)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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