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이오(CEO) 후보 추천 과정에 대한 정부·여당의 집중 포화에 시달렸던 케이티(KT)가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검찰 출신 법조인을 핵심 보직에 앉혔다. 지배구조 개선 요구의 끝이 ‘검찰 낙하산 투하’란 비판이 일고 있다.
케이티는 3일 추의정 변호사와 허태원 변호사를 각각 감사실장(전무)과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상무)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추 실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대검 검찰연구관 등을 거쳤다. 검찰 재직 기간 동안 방송통신위원회 파견 근무도 했다. 지난해 퇴직 후에는 법무법인 광장에서 일했다. 허 실장은 서울중앙지검 공안부 검사 등을 지냈고, 퇴직 뒤엔 법무법인 김앤장 등에서 일했다. 넷마블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도 지냈다. 감사실과 컴플라이언스추진실은 기존 윤리경영실을 쪼개 신설한 부서다. 종전 윤리경영실장은 판사 출신 법조인이었다.
지난해 11월 김영섭 대표 취임 후 검사 출신 법조인 영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 첫 임원 인사에서 김 대표는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 출신인 이용복 변호사를 법무실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했던 특별검사보 중 한 명으로,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한 솥밥을 먹던 인물이다.
검찰 출신 법조인이 줄줄이 핵심 보직을 꿰차자 케이티 내부에서도 동요가 일고 있다. 케이티 새노조는 이날 낸 성명에서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검찰 출신들을 대거 임원으로 영입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케이티의 혁신이 아니라 김영섭 대표 자신을 지켜줄 인맥 구축 뿐”이라고 꼬집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